[비즈카페] 中 보폭 넓히는 이재용… 시진핑 면담
입력 2010-12-22 21:02
삼성전자가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쑤저우 LCD 공장 설립 승인을 얻는 데 이재용 사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이달 초 “(이재용 승진 후) 활동 폭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말한 대로 이 사장의 역할이 확대되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 2월 말 최지성 부회장 등과 함께 베이징을 찾아 중국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부주석을 면담한 데 이어 10월쯤에도 시 부주석을 만났다.
이 사장은 시 부주석에게 삼성의 중국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부주석은 이 사장이 설명한 삼성의 사업계획을 높이 평가해 LCD 공장 승인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광저우에 LCD 공장을 지으려는 LG디스플레이에 비해 공장 설립 조건이 불리한 편이었다. 삼성전자는 7.5세대 패널 생산라인을, LG디스플레이는 8세대 라인을 짓기로 했는데 유리기판 크기를 뜻하는 세대 수가 클수록 대형 패널 양산에 적합한 상위 기술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설립 허가를 받아낸 것에는 이 사장의 역할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지난 17일엔 대만을 다녀왔다. 대만 LCD 업계에서 ‘반(反)삼성’ 기류가 한창 고조된 시기였기 때문에 재계에선 이 사장이 현지 업체들의 불만을 진정시키려고 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예전부터 약속돼 있던 고객사들과의 만남이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