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KT 주전급 5명 부상… “위기 땐 똘똘 뭉쳐!”

입력 2010-12-22 21:47

부산 KT는 시즌 초부터 선수들이 줄부상에 시달리다 주전 선수 중 5명이 부상으로 신음하거나 시즌 아웃됐다. 그런데 KT는 여전히 시즌 초부터 줄곧 3강을 지키고 있다. KT는 위기 때마다 감독과 선수들이 똘똘 뭉쳐 이를 돌파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KT는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89대 67로 대승했다.

경기 시작 전 KT 전창진 감독은 고민에 휩싸였다. 무려 주전 선수 5명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KT 선수 줄부상의 시작은 포워드 김도수였다. 김도수가 시즌 개막 이후 몇 경기도 뛰지 못한 채 새끼발가락 골절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어 11월 3일에는 최민규가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다치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여기에 주전 가드 조성민 마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차출되면서 전 감독 조차 “2라운드는 반타작만 하면 다행”이라는 자조섞인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2라운드 뚜껑을 열자마자 KT는 보란듯이 5연승 행진을 벌이며 공동 1위까지 뛰어올랐다.

하지만 KT가 무서운 상승세를 발휘하는 순간 또다시 선수들의 줄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고질적인 발목 부상에 시달렸던 포워드 송영진이 지난달 31일 울산 모비스전에서 손가락 골절상을 당해 올 연말까지 경기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이어 간신히 부상에서 회복해 이달 9일부터 경기에 나섰던 김도수도 불과 이틀만인 11일 훈련도중 또다시 다친 부위에 골절상을 입어 사실상 올시즌을 접었다.

지난 17일 서울 삼성전에서는 표명일이 늑골 골절이라는 부상을 당했다. 여기에 주전 선수들의 부상 속에 분전하며 팀의 기둥으로 거듭나던 박상오도 19일 모비스와 경기 도중 왼쪽 엄지발가락을 다치며 팀은 2연패에 빠졌다. 결국 2군에 있는 선수를 3명이나 한꺼번에 끌어올렸다.

그런데도 KT는 22일 3점슛 12개를 터뜨리며 SK를 대파하고, 2위 전자랜드를 1게임 차로 추격하기 시작했다. SK전에서 KT 선수들 중 20점 이상을 올리거나 10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기록한 선수는 단 한명도 없다. 그런데도 22점차 대승을 거뒀다. 조성민은 “우리 팀은 위기 때일수록 더욱 단결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양 한국인삼공사는 이정현(23득점, 6어시스트)의 활약으로 강호 삼성을 95대 79로 제압하고 2연승을 내달렸다. 갈길 급한 삼성은 최근 6경기에서 1승5패의 부진에 빠졌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