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이어주세요] ③ 탈북자 정모씨의 취업

입력 2010-12-22 19:23


“복지관 도움으로 남한에 정착했어요”

“버스를 타는 법도, 지하철을 타는 법도 몰랐어요.”

북한이탈주민(탈북자) 정모(30·여)씨가 하나원을 퇴소한 것은 지난 3월 11일. 남한 사회에서 정착할 길은 막막했다. 무엇보다

취업이 급했다. 하지만 내세울 만한 경력도, 능력도 없었다. 구직을 위해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되는지 전혀 몰랐다.

그런 정씨에게 서울 공릉동 공릉종합사회복지관(공릉복지관)이 첫 직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공릉복지관은 탈북자 취업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정씨의 적성에 맞고 장래성이 있는 일을 함께 찾았다. 사회복지사들은 2주 동안 정씨와 함께 회사를 찾아다녔고, 면접 요령과 남한 사회의 직장 문화 등을 가르쳐줬다.

22일 정씨를 만난 곳은 서울 상봉동의 한 한복 공장이었다. 그는 재봉 기술을 익히면 평생 생계 수단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란 점을 고려해 지난 4월 1일 이곳에 취업했다.

정씨는 “공릉복지관에서 만난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도움 덕분에 가족처럼 나를 아껴주는 사장님이 있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취업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당시에 만났던 사회복지사 등과 교류를 계속하고 있다. 공릉복지관에서 구성한 ‘취업자 지지모임’을 통해 한 달에 한 번 15명 안팎의 사회복지사, 탈북자와 모여 남한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한다. 지난 8월에는 이들과 속초해수욕장으로 피서도 다녀왔다.

공릉복지관의 탈북자 취업교육 프로그램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협회는 2008년부터 공릉복지관 외에 풍납종합사회복지관, 부산YWCA 등에 탈북자의 국내 정착을 돕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전국의 사회복지사 등 600여명에게 탈북자를 상대하는 상담기술 등을 가르쳐주는 교육을 진행했고 각 기관에는 지원금도 제공했다.

조성철 협회장은 “최근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면서 탈북자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편견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며 “이들이 남한에 완전히 정착할 수 있으려면 사회적으로 깊은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