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멎을 듯 황홀한 낙조는 ‘한폭의 그림’… 해넘이 명소 10선

입력 2010-12-22 18:01


어느덧 경인년 끝자락에 섰다. 천안함 피격에 이은 연평도 포격 등으로 다사다난한 해를 보낸 2010년의 태양이 수평선을 무대로 마지막 빛의 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해넘이가 아름다운 서해와 남해의 바닷가 포인트를 찾아 경인년 한해를 마무리해본다.

◇인천대교(인천 송도)

인천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인천대교는 송도국제도시와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를 연결하는 18.38㎞ 길이의 교량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길다. 6차로의 인천대교를 달리다 보면 푸른 바다건너 영종신도시가 보이고 다리 아래로 지나가는 거대한 화물선도 볼 수 있다. 인천대교를 배경으로 한 낙조를 감상하기에는 연안부두 수협공판장 앞, 월미도 대관람차와 월미도해변이 좋다. 이밖에도 인천에는 강화 장화리해변, 해넘이 축제가 열리는 용유도 왕산해수욕장 등 해넘이 포인트가 많다.

◇궁평항(경기 화성)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의 낙조는 화성8경에 이름을 올린 절경. 특히 궁평해수욕장은 길이 2㎞, 폭 50m의 백사장과 수령 100년을 자랑하는 해송 5000여 그루가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인근 제부도에서는 하루에 두 번 물이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과 매바위와 어우러진 해넘이가 장관을 이룬다. 서해안의 지도를 바꾼 서신반도와 우정반도를 잇는 4차선 화옹방조제, 요트대회로 유명한 전곡항, 탄도만의 누에섬도 해넘이 포인트.

◇꽃지해수욕장(충남 태안)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은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특히 겨울철 슬픈 사랑의 전설을 간직한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해가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름답다. 태안반도청년연합회는 31일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에서 ‘안면도 저녁노을 축제’를 개최한다. 태안반도의 리아스식 해안은 발 닿는 곳마다 해넘이가 장관을 연출한다. 북쪽의 이원면에서 남쪽의 고남면에 이르기까지 해수욕장, 섬, 그리고 염전을 배경으로 한 각양각색의 낙조는 달력그림을 무색하게 한다.

◇동백정(충남 서천)

서천 화력발전소 뒷편 언덕의 동백정은 해넘이와 동백꽃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명소. 남해해변과 달리 이곳의 동백나무는 거센 바닷바람 때문에 키가 크지 않는 대신 가지가 옆으로 넓게 뻗었다. 동백정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오력도로 인해 더욱 환상적이다. 오력도 해넘이는 동백정 언덕 아래에 위치한 도문방조제에서 볼 때 가장 멋스럽다. 검은 실루엣의 오력도와 갈매기에 둘러싸여 귀항하는 어선, 그리고 오메가 모양을 연출하는 태양은 한 폭의 그림.

◇새만금방조제(전북 군산)

군산에서 부안까지 33㎞에 이르는 새만금방조제 길 개통으로 새만금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새만금에는 신시도배수갑문과 가력도배수갑문을 비롯해 곳곳에 전망데크와 휴게소가 설치되어 드라이브와 하이킹을 즐기다 해넘이를 감상하기에 좋다. 해넘이와 함께 육지에서 뜨는 해돋이도 볼 수 있다. 선유도 무녀도 장자도 대장도 관리도 등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고군산군도의 해넘이 비경을 보려면 새만금방조제와 맞닿은 야미도와 신시도의 정상에 올라야 한다.

◇솔섬(전북 부안)

부안은 북쪽의 새만금방조제 입구에서 남쪽의 모항 해수욕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바닷가가 해넘이 포인트지만 전북학생수련원 앞의 솔섬 해넘이만큼 서럽도록 아름다운 곳도 드물다. 솔섬의 소나무 가지에 해가 걸리면 V자 편대를 이룬 철새들이 무시로 날아올라 감동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수 만권의 책을 포개 놓은 듯 퇴적암이 층층이 절벽을 이루고 있는 채석강의 해넘이도 압권. 이밖에도 적벽강이나 격포항 등 부안에는 해넘이 명소가 즐비하다.

◇백수해안도로(전남 영광)

영광읍에서 백수읍 대전리 방향으로 달리다 만나는 17㎞ 길이의 백수해안도로는 드라이브를 즐기다 멈추면 어느 곳에서라도 감동적인 해넘이를 만난다. 갓봉 줄기가 바다와 만나는 해안의 기암괴석과 암초 등은 동해안에 버금가는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해질 무렵이면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구름, 수평선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절경을 연출한다. 해안도로 중간에 영광노을전시관이 있어 해질녘이 아니라도 레이저 영상으로 가상의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유달산(전남 목포)

국민가요 ‘목포의 눈물’로 유명한 유달산(228m)은 노령산맥의 마지막 봉우리이자 다도해로 이어지는 서남단의 땅 끝 산이다. 기암괴석이 아름다워 ‘호남의 개골’로도 불리는 유달산 일등바위에 오르면 고하도와 외달도 사이의 바다를 황금색으로 채색하는 황홀한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다. 유달산 아래에 위치한 신안비치호텔은 객실에서 감상하는 해넘이가 환상적이다.

◇순천만 갈대밭(전남 순천)

노을에 물든 순천만을 한 눈에 굽어보려면 순천만 최고의 전망대이자 낙조 포인트인 해룡면 용산전망대에 올라야 한다. 햇솜처럼 부푼 갈꽃이 노을빛에 물들면 물기 머금은 갯벌은 황금빛으로 반짝이고, 칠면초 군락은 해풍에 붉은 파도를 탄다. 해질녘에 S자로 흐르는 수로를 따라 황금물살을 일으키며 달리는 탐사선과 붉게 물든 갈대밭을 허허롭게 날아오르는 철새가 순천만 해넘이의 감상 포인트.

◇세방낙조(전남 진도)

진도 해안도로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세방낙조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다도해의 경관은 장관 중의 장관. 이곳의 해넘이는 해질 무렵 섬과 섬 사이로 빨려 들어가는 해가 다섯 가지 색깔로 하늘을 물들여 오색낙조로 불린다. 양덕도 등 다도해를 붉게 물들이는 해넘이를 촬영하려면 진도대교 옆 녹진전망대나 진도기상대가 위치한 첨찰산(485m)에 올라야 한다. 섬이 바다에 내려앉은 새떼처럼 많다는 조도의 도리산 전망대(210m)에서 맞는 해넘이는 숨이 멎을 듯 장관을 연출한다.

글·사진=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