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전쟁으로 가는 3가지 길은?

입력 2010-12-21 21:56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한국군의 사격훈련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5년 안에 전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 신안보연구센터(CNAS) 아태안보프로그램 소장은 20일(현지시간) CNN 인터넷판에 게재한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3가지 경로(Three paths to war on the Korean Peninsula)’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크로닌 소장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연될 3가지 가능성으로 우발적인 긴장의 고조, 억지력의 와해, 북한 정권의 급작스런 변화나 붕괴를 꼽았다.

우선 남북 간 충돌은 우발적인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벼랑 끝 전술’과 관련해 “평온이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일순간에 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예를 들면 한·미 양국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요격을 시도할 경우 북한의 앙갚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억지력을 확보·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제력이 훨씬 우월한 한국과 동맹국인 미국이 위험을 피하고자 한다면 북한 지도부는 오히려 더 과감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크로닌 소장은 “우리는 다리를 자를 수 있지만 당신네들은 새끼손가락도 못 자를 것”이라는 북한 당국자의 발언도 소개했다. 이어 북측이 최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포격훈련에 대한 보복 경고 등 대담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크로닌 소장은 끝으로 북한 정권의 변화나 붕괴에 의해서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북한이 정권 변화로 핵무기 통제력까지 상실될 경우 이는 미국과 중국의 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의 급격한 변화는 결국 위기 국면을 조성할 것이고 각국은 각자의 이익을 추구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면 남북의 통일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한반도 분단이 영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