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새 START(전략무기감축협정) 비준 가능성 커졌다
입력 2010-12-21 18:28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새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이 미국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부 공화당 의원의 찬성 대열 합류로 최소 비준 통과 의석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새 START가 비준되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으로선 초대형 정치적 승리를 일군 셈이어서 재선 가도에 탄력을 받게 된다.
공화당의 스콧 브라운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20일(현지시간) 새 START 비준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로써 공화당 상원의원 중 새 STRAT 비준에 찬성 의사를 표시한 이는 모두 9명으로 늘었다.
현재 친(親)민주당 무소속 2명을 포함한 민주당 계열 58명에다 공화당 9명을 합칠 경우 재적 의원 100명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67명이 된다. 비준통과선인 3분의 2 의석이 확보되는 것이다. 존 케리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장은 “우리가 비준안 통과에 필요한 표를 확보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21일 새 START 비준 표결을 실시할 방침이다.
비준통과선을 가까스로 확보한 미국 정부는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마이크 뮬렌 미 합참의장은 “새 START 비준은 미국 국가 안보에 필수적 요소”라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상원에 보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상원이 새 START를 비준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랜 시간을 들여 마련된 새 START에 조금도 변경이 가해져선 안 된다”며 미 정부의 조기 비준 방침에 힘을 보탰다.
미 정부가 이처럼 서두르는 이유는 내년 1월 새로운 상원이 구성되면 민주당과 공화당 의석이 53대 47로 민주당 의원이 5명이나 줄게 돼 비준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판단에서다.
새 START가 통과되면 오바마 대통령은 레임덕 세션에서만 한시적 감세연장안 통과와 동성애자임을 공개하는 사람에 대한 군(軍)복무 금지정책 폐지에 이어 세 번째 승리를 거두게 된다. 19일로 예정했다 연기한 하와이 휴가도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다.
지난 4월 오바마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한 새 START는 양국이 보유한 전략 핵탄두를 2200기에서 1550기로 감축하도록 하고 있다. 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탄두 운반체는 800기 이하로 제한했다. 이어 연간 10차례 예고 없이 상대방의 잠수함과 공군기지 등을 조사할 수 있게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