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진지 2km 앞서 빛나… 軍 “도발 불용” 경계 강화

입력 2010-12-22 00:09


7년 만에 성탄 불빛을 밝힌 경기도 김포반도 애기봉에는 21일 하루 종일 날 선 긴장감이 흘렸다. 트리 점등 행사는 민간 행사였지만 북한이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으로 보고 공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새벽부터 서해 5도 지역과 애기봉 관할 부대인 해병대 2사단 청룡부대의 전투준비대비태세를 점검했다. 한민구 합참의장은 참모회의에서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이 상존해 있는 만큼 전투임무 수행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합참은 김포반도 경계를 강화했다. 이 지역 작전을 관할하는 3군사령부와 해병대사령부는 청룡부대와 3군 예하 육군부대의 경비태세를 시시각각 교차 점검했다. 청룡부대는 평소보다 경계근무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애기봉은 북한 개성시 판문군 조강리 일대와는 2㎞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해안포, 기관총이 배치된 북한군 소대급 진지인 ‘쌍마고지’를 육안으로도 살펴볼 수 있을 정도여서 평소에도 다른 전방지역보다 경계 수위가 높다. 해병대 관계자는 “애기봉 성탄 트리 점등식이 있어 경계태세를 한층 강화했다”며 “이후에도 상당 기간 비상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군은 이 지역에 우리 군의 전차 공격을 차단키 위해 4m 높이의 방어벽을 설치했으며, 최대 사거리 60㎞인 240㎜ 방사포도 배치했다. 이에 맞서 3군사령부와 김포 해병대 2사단은 105㎜ 견인포 등을 전진 배치, 김포반도를 엄호하고 있다. 3군사 관계자는 “북한 도발에 만반의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해병대 2사단이 보유한 화력뿐 아니라 대전차포, 대공포 등 3군사령부 전력과 해상 및 공중 전력도 지원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사시에는 1군사령부 화력도 추가 지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날 한·미 연합 정보자산을 활용해 북한군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했다. 북한은 포격 태세를 유지하고 있고, 해안포 포문도 여전히 열어 놓은 상태다. 북한은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비, 추가 배치한 지대함·지대공 미사일도 이동시키지 않았다. 공군 전투기 역시 비상출격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구체적인 도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우리 군도 전날 연평도 훈련 당시 서해 5도 지역에 배치한 전력의 비상경계 태세를 이어갔다. 백령도와 연평도 해병대는 K-9 자주포를 북측을 향해 배치해 어느 때라도 사격이 가능토록 했다. 서해에 전진 배치된 해군 이지스함과 구축함들은 초계 임무를 수행했으며, 공군 전투기들도 정찰 임무를 계속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