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봉 성탄의 빛, 北 향해 밝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7년 만에 점등식

입력 2010-12-21 23:22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 해발 155m에 자리 잡은 애기봉 성탄트리가 7년 만에 불을 밝혔다. 21일 오후 5시36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애기봉 등탑에 10만여개의 LED 전구를 설치해 만든 성탄트리 점등식을 가졌다. 형형색색의 전구들은 어둠이 내린 애기봉 인근을 환히 밝힌 뒤 평화의 염원을 담은 빛을 북녘을 향해 보냈다. 애기봉 등탑은 높이가 30m에 이르기 때문에 한밤중에는 개성시에서도 관측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1954년부터 북한에 자유와 평화를 전하기 위해 불을 밝혔던 애기봉 성탄트리는 2004년 6월 제2차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남북이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선전활동을 중지하고 선전수단을 모두 제거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점등이 중단됐다. 군은 7년 만에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식을 허용했다.

점등식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와 김문수 경기도지사, 유영록 김포시장, 피광성 김포시의회 의장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 목사는 “한국 교회가 성탄절의 참 의미를 되새기고 민족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에서 성탄트리를 복원했다”며 “오늘 밝힌 이 빛은 사랑과 화해, 용서와 희망의 빛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이어 “예수님이 평화의 왕으로 이 땅에 오신 것은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절망 가운데 있는 북녘 땅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며 “이 빛을 통해 미움과 갈등, 아픔과 상처가 사라지고 머지않아 남북 모두가 손을 맞잡고 주님을 찬양하는 날이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기봉 일대에는 북한 노동신문이 전날 성탄트리에 대해 경고성 발언을 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애기봉 점등은 순수한 종교행사이나 북한이 이것을 선전수단으로 오인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나 민간인 종교시설에 도발하면 엄청난 국제적 압력이 있어 도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만일 애기봉 점등 행사 시 북한의 포격이 있을 경우 포격 원점을 제거할 수 있도록 과감히 응징할 것”이라며 단호한 보복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애기봉=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