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때문에 벌거벗은 아이?… 서울시, 비판 광고 게재

입력 2010-12-21 22:44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의 무상급식 논쟁이 법적 다툼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가 21일 일부 신문에 무상급식 비판 광고를 내자 시교육청이 “사실 왜곡이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서울시의 광고는 벌거벗은 어린아이가 식판으로 아랫도리를 가린 사진을 배경으로 ‘전면 무상급식 때문에’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광고는 무상급식 때문에 ‘좋은 학교 만들기’ 지원, 저소득층 급식비 지원, 저소득층 자녀 학비 지원 등이 삭감됐다고 주장하며 “128만 학생이 안전한 학교를 누릴 기회를 빼앗아서야 되겠습니까”라고 묻고 있다.

시교육청은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시가 광고를 통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거론하며 친환경 무상급식 사업의 취지를 왜곡했다”고 반발했다. 시교육청은 좋은 학교 만들기 지원 사업은 2011년부터 교육복지특별지원 사업으로 통합돼 97억원이 증액됐고, 저소득층 자녀 학비지원 사업도 올해 533억원에 비해 190억원 증가한 743억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서울시의 광고에 명백하게 허위·과장 사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해명과 사과가 없을 경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 이종현 대변인은 “올해 저소득층 자녀 학비 지원 예산은 시교육청의 해명과 달리 533억원이 아니라 778억원으로 35억원 삭감됐다”며 “나머지 지적도 틀린 것이 없다”고 말했다. 양측의 입장차는 서울시가 명목상 예산을 기준으로 삼은 반면 시교육청은 실제 투입 예산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발생했다. 올해 저소득층 자녀 학비 지원 예산 778억원에는 ‘중학교 학교운영비 지원’ ‘특성화고 무상교육 지원’이 포함돼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별도 사업으로 확대·재편돼 따로 예산이 편성됐다. 저소득층 자녀 학비 지원 예산만 따지면 올해 533억원에서 내년 743억원으로 증가했다는 것이 시교육청 설명이다.

네티즌 사이에서도 전면 무상급식 광고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무상급식 자체에 대한 토론보다 벌거벗은 아이를 등장시킨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더 많았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