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태풍 펄펄 KCC 4연승… 공동선두 전자랜드 잡고 단독 7위로

입력 2010-12-21 22:51

“선수들의 열정이 돌아왔습니다. 3라운드를 전승으로 다 이길거예요. 상대가 우리를 막으려면 준비를 많이 해야 할겁니다.”

전주 KCC 가드 전태풍이 21일 인천 전자랜드전을 끝내고 한 말이다. 전태풍의 이런 자신감은 이제 모두가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막 전 우승 후보였지만 부진을 면치 못했던 전주 KCC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KCC는 이날 선두를 달리던 전자랜드를 87대 71로 물리치고 4연승을 내달렸다. 지난해 10월 말 4연승 이후 모처럼만의 연승이다. 앞선 세 경기는 중·하위권인 대구 오리온스, 안양 한국인삼공사, 서울 SK와의 경기였지만 KCC는 이날 선두팀인 전자랜드를 무려 16점차로 대파하며 완전히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제 단독 1위가 된 원주 동부도 잡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KCC 허재 감독도 “조직력만 좀 더 다지면 우리 팀이 1위 원주 동부에도 뒤질 게 없다”면서 “정상적으로 경기를 해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KCC는 전통적인 슬로우 스타터다. KCC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2008∼2009시즌에도 초반 10위까지 처졌다가 기어이 우승까지 내달린 바 있다. 또 지난 시즌에도 초반 15경기에서 8승7패로 주춤했지만 결국 35승19패로 정규리그 3위에 오른 경험이 있는 팀이다. 올해도 비슷하다. 지난주 초까지 6승12패의 성적으로 오리온스, 인삼공사와 함께 공동 7위에 머물렀던 KCC는 4승을 추가해 10승12패로 6위 LG에 불과 반 게임 뒤진 단독 7위로 올라섰다. KCC는 내친김에 승차가 1.5게임에 불과한 5위 SK마저 끌어내리고 본격적인 6강 싸움의 주역으로 나설 태세다.

무엇보다 KCC에게 반가운 것은 허벅지 근육 부상이 나은 전태풍(30·1m78)과 대표팀에서 복귀한 하승진(25·2m21)이 시간이 갈수록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1일 전자랜드전에서도 전태풍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20득점,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가드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하승진도 12득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9·10위 대결이었던 오리온스와 울산 모비스의 경기에서는 오리온스가 24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한 오용준의 활약으로 모비스를 84대 79로 꺾었다. 오리온스는 이로써 최근 3연패의 사슬을 끊음과 동시에 8위 인삼공사에도 반게임차로 다가섰다. 반면 꼴찌 모비스는 시즌 첫 연승이라는 호기를 놓치며 고개를 떨궜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