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생 마지막은 한국 마운드서 던진다”… 박찬호 日오릭스 입단 회견

입력 2010-12-21 21:19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한다는 것이 나의 최종 목표입니다. 한국에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에 진출하는 것입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동양인 최다승(124승)에 빛나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37)가 21일 자신의 소유인 서울 역삼동 피트니스 센터 ‘PARK 61’에서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무라야마 요시오 오릭스 구단 본부장, 이종철 오릭스 캐피탈 코리아 상무이사가 함께 참석했다.

박찬호는 먼저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하게 된 데 대해 ‘가족’과 ‘선발투수’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찬호는 “아내한테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애기했을 때 낯설어했다. 다만 내게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느낌이 아내에게는 일본에 돌아가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줄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일본에 갈 수 있다면 아내에게 좋은 선물이 되지 않겠는가. 한국에 곧장 들어가면 어려움을 겪을 것이기에 한 시즌 정도 일본에서 지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찬호의 아내 박리혜씨는 재일교포 3세 출신이다.

박찬호는 이어 “선발투수 제의는 나에게 엄청난 유혹의 손길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불펜에 있을 때 항상 선발투수가 그리웠다. 3년동안 던진 이닝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겨울에 공 던지는 시점을 앞당겼다. 지금 롱토스를 던지고 있다. 스프링캠프부터 준비를 제대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릭스 무라야마 요시오 구단 본부장도 박찬호를 영입한 이유에 대해 “구단의 전력을 살펴볼 때 선발투수가 필요했다. 연고지인 오사카 주변에는 한인교포가 많다. 한인교포에 어필하는 마케팅을 펼쳐 오릭스가 한국 프로야구의 제 9구단처럼 한국팬이 느껴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또 후배인 ‘국민타자’ 이승엽과 한 팀에서 뛰는 것에 많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매우 흥미롭다. 이승엽이 재기하고 선전할 수 있도록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에서 최대한 돕고 싶다. 낯선 곳에서 도전하는 나에게도 이승엽이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박찬호는 오릭스와 연봉 120만달러, 옵션 100만달러에 1년 계약을 맺었다. 이날 환율로 치면 약 25억3800만원 가량된다. 또 오릭스는 매 이닝 10만원씩 한국 내 복지재단에 기부하며, 한국인 코치 연수와 유소년 야구 발전 기금도 부담하기로 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