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한반도 긴장’ 이슈 종료 분위기
입력 2010-12-21 18:14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정례회의를 가졌으나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 안보리 차원에서 ‘긴장된 한반도’ 이슈는 일단 상황이 종료된 분위기다.
유엔 관계자는 “특별한 문제 제기가 없는 한 현재로선 상황이 끝나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회의장 밖에서 간단한 입장 표명만 했다. 왕민 차석 대사는 안보리 회의실 앞 기자회견장에 나와 “중국은 최근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남북한 양측의 자제와 평화적 해결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전날 회의를 “긍정적이고 매우 중요한 회의였다”고 평가했다. 이는 “실망스럽게도 아무런 결론이 없었다”고 밝힌 러시아 입장과는 상반된 것이었다.
안보리의 상황 종료는 상임 이사국들이나 남북한 등 관련국의 적절한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중국은 북한 문제를 가급적이면 유엔에서 논의하길 원치 않는다. 북한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 비난이 많아 수세에 몰리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한국은 북한을 강력히 규탄하고 싶지만, 중국이라는 현실 때문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다. 연평도 사태가 남북 간 문제이지 안보리 논의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인 북한도 더 이상 유엔에서 논의해봐야 얻을 이익이 없다.
다만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던 러시아가 한반도 사태에 중재적 역할을 해보려 했다가 별 소득 없이 끝나, 상황이 바뀌면 또다시 문제 제기를 할 가능성은 있다. 안보리 주변에선 그 가능성도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모든 관련국이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되지 않게끔 가만히 있는 게 그나마 가장 나은 선택이라는 무언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한편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등 미 정부의 한반도 담당자들은 연평도 사격 훈련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최고 수준으로 한반도 상황을 모니터링했다고 CNN이 전했다.
특히 미군의 실무 최고 지휘관인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은 연평도 사격 훈련이 진행됐던 심야시간(현지시간 19일 밤 10시∼자정)에 국방부 내 군지휘센터(NMCC)에 나와 한반도 상황을 직접 챙겼다. 멀린 의장은 로버트 윌러드 미 태평양사령관, 월터 샤프 한미 연합사령관과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며 상황을 파악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