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국방 “서해5도, 분쟁지역인 만큼 요새화가 합당”

입력 2010-12-21 21:59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 “서해 5도는 분쟁지역인 만큼 평화와 안정을 위해 요새화하는 게 합당한 방법”이라며 “(요새화) 계획을 발전 중”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이 “북한이 왜 우리 군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당시 도발을 안 했다고 보느냐”고 묻자 “우리가 대비책을 완벽히 갖춘 것을 보고, 북한이 더 이상 도발할 엄두를 안 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고, 기습 도발을 선호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견해를 밝히는 등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적 위협이 가시적으로 감소했다는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F-15K 전투기의 공중 대기 등 우리 군의 전투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날 경기도 김포 애기봉에서 열린 성탄트리 점등식에 북한이 도발할 경우를 가정한 질문에 “북한의 포격원점을 제거할 수 있도록 과감히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날 북한의 추가 도발 대비태세에 육군 유도탄사령부가 참여했다고 김 장관은 밝혔다. 중부지역에 위치한 유도탄사령부는 사거리가 수백㎞에 달하는 탄도미사일과 순항(크루즈)미사일 등 정밀유도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유사시 핵시설 등 북한의 내륙 핵심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아울러 국방위에서는 사격훈련의 ‘적절성’을 두고 여야 의원들 사이에 논쟁이 일었다.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은 “협박한다고 꼬리 내리고 계획된 훈련을 안 하면 그딴 군대는 갖다버려야 한다”며 “굴종에 의한 평화는 노예 상태”라고 주장했다. 국방부 장관 출신의 같은 당 김장수 의원은 “관용은 군에 대한 학대”라며 “군사적 주도권을 갖고 적이 예상하지 못한 훈련, 심리전, 무기체계 획득 등을 모든 전선에 걸쳐 한꺼번에 치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은 “걸레는 빨아도 걸레다. (북한은) 야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작은 전투라도 방지하며 평화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맞받아쳤다. 같은 당 신학용 의원은 “군이 정치에 휘둘려선 안 된다”며 “현 정권의 안보무능 이미지를 타개하기 위해 이 결정을 했다면 큰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안규백 의원도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고 따졌다.

김 장관은 “적의 도발을 응징하는 것은 국토 수호를 위한 정의의 문제”라며 “북한이 도발한다고 해서 사격을 안 한다면 굴복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