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공항에서 조폭 택시영업이라니
입력 2010-12-21 17:40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을 장악하고 폭력과 불법을 일삼아온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김포공항에서 택시영업 독점조직을 만들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7명을 구속하고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그제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3일에는 인천공항의 불법 콜밴 영업조직 28명이 인천경찰청에 붙잡혔다.
이들 공항 폭력조직의 행태는 가관이다. 인천공항에서는 호객 영역을 멋대로 나누어 관리하며 다른 기사의 영업을 방해하고, 심지어 단속원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 한 파키스탄인을 서울 서초동 호텔까지 태워주고는 800달러(약 100만원)의 바가지를 씌우기도 했다니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다. 김포공항을 장악한 소위 ‘N공항파’는 외부 택시가 들어오면 유리창을 깨는 등 폭행을 가하고 ‘조직을 배신한 자는 끝까지 보복한다’ 등 행동강령까지 만들어 운영했다.
시골 버스터미널도 아닌 국제공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인천공항에서는 개항초인 2001년부터 이런 일이 있어 왔고, 그동안 몇 차례 단속과 처벌이 있었지만 근절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이 우리 경찰의 한계라면 속 터지는 얘기다. 공항공사는 눈과 귀를 틀어막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국제공항은 나라의 관문이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처음으로 한국을 느낀다. 그리고 첫인상은 깊이 각인된다. 정부가 그렇게 국격을 외치면서 왜 이런 일을 방치해 왔는지 알 수 없다. G20을 자임하는 국가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시는 이런 불법이 자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