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 황지영씨… 미혼모 인터넷 상담 ‘아이 살리기’ 앞장
입력 2010-12-21 21:16
“미혼모의 갓난아이가 입양을 갈 때면 생명을 살렸다는 뿌듯한 마음이 들지요.”
사회복지법인 동방사회복지회 인천아동상담소의 국내외 입양 및 미혼부모 상담 사회복지사인 황지영(28)씨는 지난 15일 국민일보와 삼성전자,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 주관하는 제84회 새내기사회복지상을 받았다. 입양 분야에서는 최초의 수상이다. 미혼모에 대한 인터넷 상담 등을 통해 7∼8개월 된 태아는 살아있는 생명임을 강조하며 아이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온 점이 평가를 받은 것이다.
황씨가 미혼모의 태아 살리기에 나서게 된 것은 3년여 전. 그는 “포털 사이트에서 2007년 말 낙태중절수술을 원한다는 임신 5개월 된 미혼모의 호소를 접한 뒤 그를 돕기 위해 직접 만난 것이 이 일에 뛰어든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황씨는 불법인 개인입양을 주선하는 브로커들이 포털 사이트에서 활개 치는 것을 발견할 때마다 신고해 글쓰기를 못하도록 하는 등의 활동을 펼쳐 오고 있다.
황씨의 활동이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미혼모들이 도움을 호소해 온 사례가 올해에만 100건을 넘어섰다. 최근 한 미혼모는 “2700만원을 준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느냐”고 호소해 왔다. 사실을 확인한 결과 브로커에게 속아 아이를 뺏기고 돈은 받지 못한 상태였다.
황씨가 근무하는 동방사회복지회 인천아동상담소에는 다른 지역에서 온 미혼모들이 적지 않다. 미혼모들은 출산을 앞두고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아닌 곳에서 출산하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을 찾는 미혼모의 80%가량은 인터넷 사이트를 보고 찾아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황씨가 근무하는 시설에선 임신부 10명이 출산을 준비하고 있다. 대기자도 10명이나 될 정도다.
최근 서울역과 수원역 등에서 노숙하는 30대 여성이 임신을 해 병원을 찾았으나 어느 곳에서도 받아주지 않아 난감해하다 황씨를 만나 병원에서 무사히 출산한 적도 있었다. 그는 특히 장애를 갖고 태어난 신생아들이 발견될 때마다 수술 등 사후관리를 자청해 ‘탈장전문 복지사’라는 별칭도 얻었다.
황씨는 “검정 봉지에 죽은 상태로 발견되는 갓난아이는 미혼모의 아이가 대부분”이라며 “해외입양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기에 앞서 우리 사회가 먼저 입양을 자청하는 그런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