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우주 도전] 독자적 화성 탐사 이어 유인 우주정거장 건설 ‘시동’

입력 2010-12-21 21:32


우주를 향한 중국의 무한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미래의 대국은 우주강국이어야 한다. 따라서 어느 나라가 더 빨리, 더 많이 우주를 선점하느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경제대국으로 주요 2개국(G2)에 오른 중국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우주개발에 주력하는 이유다. 중국은 유인우주선에 이어 우주정거장 건설, 달 정복, 화성 탐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유인(有人) 우주선에서 유인 우주정거장까지=중국의 ‘2020 유인 우주정거장 프로젝트’가 내년부터 본격 시작된다. 이 프로젝트는 우선 2016년을 전후해 우주 실험실과 우주인이 머물 선실 등을 쏘아올린 후 2020년쯤 핵심 설비를 우주에서 조립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우주정거장 실험을 위한 ‘톈궁(天宮) 1호’를 발사한 뒤 무인 우주선 선저우(神舟)8호를 발사해 우주도킹을 시도할 계획이다. 치파런(戚發靭) 전국정협위원(전 유인항공공정 유인우주선 시스템 총설계사)은 최근 “향후 2년 안에 선저우 8·9·10호를 연속 발사해 톈궁1호와 3차례 랑데부 실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랑데부 실험 뒤 천궁1호는 우주인이 단기적으로 머물 수 있는 우주실험실로 개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2003년 양리웨이(楊利偉)가 선저우(神舟)5호를 타고 우주비행에 성공함으로써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 번째 유인 우주선 발사국이 됐다. 2008년엔 선저우(神舟)7호 우주인 자이즈강(翟志剛)의 우주유영 성공으로 세 번째 우주유영에 성공한 우주강국으로 발돋음했다. 신준호 주중 한국대사관 교육과학관은 21일 “중국이 미국, 러시아보다 뒤늦게 우주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국가 전략차원에서 집중 투자하면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며 “조만간 미국과 함께 우주 G2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 정복, 화성 탐사도 눈앞=중국의 달 정복 계획은 3단계 공정으로 추진된다. 1단계는 ‘달 선회’로 달착륙 준비조사에 해당된다. 2007년 10월 최초 달 탐사선 창어(嫦娥)1호에 이어 지난 10월 창어2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돼 1단계는 원만히 마무리됐다.

2단계는 달착륙 탐사기 및 순찰 탐사기 개발이 주요 공정으로, 2012∼2013년 달에 연착륙과 달표면 탐사 임무를 완성하게 된다. 3단계는 2017∼2018년 위성을 발사해 달표면 특정 지역에 연착륙시킨다. 그 곳의 샘플을 채취한 뒤 지구로 귀환시켜 지구에서 ‘달표면 샘플에 대한 연구’를 실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내년엔 러시아와 합작으로 첫 화성탐사선 ‘잉훠(螢火·반딧불)1호’를 러시아 로켓에 탑재시켜 발사할 예정이다. 2013년부터는 완전한 독자 기술로 화성탐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달 탐사위성 설계·지휘 총책임자인 예페이젠(葉培建) 중국과학원 원사는 “화성은 미래 인류가 이주를 생각할 수 있는 곳으로 탐사 가치가 큰 행성”이라며 “중국은 달 탐사위성 개발 과정에서 우주비행의 핵심 기술을 이미 확보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무궁무진한 우주의 경제성=중국은 지난 18일 GPS(위성위치측정시스템) 위성인 베이더우(北斗) 탐사위성 7호를 쓰촨(四川)성 시창(西昌)위성발사센터에서 성공리에 발사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독자적인 위성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은 2012년까지 10개 이상 위성으로 네트워크를 구축, 아시아태평양지역 내비게이션과 타임서비스, 단문메시지 통신서비스 등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2020년까지 총 35기의 위성을 발사해 전 세계에 GPS를 구축함으로써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이 완성될 경우 중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측량, 어업, 교통, 수리, 재해예방 등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달, 화성 등에 대한 탐사에 열을 올리는 또 다른 이유는 엄청난 우주자원 때문이다. 실제로 달표면엔 꿈의 에너지원으로 불리는 헬륨-3이 100만t 정도 매장돼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물질은 효율이 높고 오염이 없으며 핵융합 원자로에 넣어도 방사능 부산물이 전혀 없는 에너지 자원이다. 이는 지구의 전력 소비량을 수천년 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라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중국이 가장 앞서나가는 우주육종도 우주개발의 중요한 한 이유다. 우주육종은 우주에서 생물이 가진 유전적 성질을 이용해 새 품종을 만들어 내거나 기존 품종을 개량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주육종을 통해 단백질이나 비타민C 등 필수영양분 함량이 대폭 늘어난 벼나 고추, 엄청난 크기의 호박 고구마 감자 등이 탄생했다. 중국은 2006년 9월 세계 최초의 우주육종 전용위성 스젠(實踐)8호를 발사하기도 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