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목상대’ 제주 유나이티드… 꼴찌권서 2위로 팀 성적 수직상승

입력 2010-12-21 17:39


제주 유나이티드는 올해 말 그대로 괄목상대(刮目相對)했다.

2006년 부천에서 지금의 제주로 연고를 이전한 후 지난해까지 정규리그 성적은 13위, 11위, 10위, 14위 등으로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해 9월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 중에는 한 경기 최다 실점인 1대 8의 대패를 당하는 등의 부진을 거듭하며 사령탑이 중도 하차하기도 했다. 1982년 유공 코끼리 축구단으로 프로축구단 중 두 번째로 창단한 팀 역사를 갖고 있는 팀으로서는 뼈아픈 결과였다.

하지만 올 시즌 제주는 정규리그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달라진 팀 분위기를 예고했다. 지난 2월 27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원정 개막전에서 1대 0으로 승리한 후 두 번째 상대인 지난해 챔피언 전북 현대와의 대결에서도 2대 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후 초반 6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더니 시즌 중반에는 5연승을 달렸다.

8월 28일 이후 정규리그가 끝날 때까지 12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하며 좀처럼 패하지 않는 팀이 됐다. 특히 올 시즌 홈에서는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이러한 성적은 팀 순위에도 그대로 반영돼 9월 4일부터 11월 2일까지 1위를 유지하다 11월 3일 서울에 1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은 후 최종적으로는 승점 3점차로 2위가 됐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화려한 선수 구성을 자랑하는 명문팀 FC 서울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2차전에서 패하며 최종 결과 3대 4로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도움 1위를 기록한 구자철과 도움 2위 및 득점 5위를 기록한 김은중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또 배기종, 박현범 등 이적생이 팀에 녹아든 점과 25점으로 15개 구단 중 최소 실점을 기록한 포백 라인도 제주 준우승 비결이다.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홈 관중이 성적만큼 호응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제주의 약점으로 남는다. 우승팀 서울이 전통적인 인기 구단이기는 하지만 리그 경기 당 3만2576명의 홈 관중 3만명 시대를 연 반면 준우승팀 제주는 정규리그 경기 당 관중이 6357명으로 서울의 5분의 1정도밖에 안 된다.

김현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