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성윤리 관련 김승호 영남신대 교수 발제문(요약)

입력 2010-12-20 20:26

다음은 12월 20일 오후,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이 주최해 청어람에서 열린 '목회자 性윤리, 어떻게 할 것인가?' 포럼에서 김승호 영남신대 교수의 발제문을 요약한 것이다. -편집자 주

성폭력 문제가 교인수 감소와 연결된다는 생각에 베일에 가려지는 경우가 많다. 이 이슈는 더 이상 비밀리에 다룰 사항이 아니다. 공론화되어야 한다. 특히 국내 신학교의 신학대학에서 성윤리 교육을 어떻게 하는가에 대한 자료가 전무하다. 미국의 신학교의 경우 2004년 논문 하나, 2009년 보고서 하나가 있을 뿐이다. ‘신학교에서의 성윤리 훈련: 성적 끌림의 삼정을 다스리도록 학생들을 준비시키기, 한남대 조용훈 교수의 논문 ‘목회자의 성적 탈선과 목회윤리적 과제’다. 이 두 개를 토대로 오늘 내용을 만들어봤다.

신학교에서 성윤리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이유도 있다. 현실적으로 이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어 올바른 성윤리관 확립이 어렵다. 성의 메카니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보통 목회자가 영적으로 깨어 있으면 성적 유혹을 통제할 능력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영적인 깨어 있음이 자동적으로 성적 탈선을 막아준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 주변에도 인간은 영적 존재인 동시에 성적인 존재다. 위험성은 항상 있다. 성윤리 교육을 받지 못해 성에 대한 왜곡된 편견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신대원에 입학해도 면접 과정에서 거를 만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국내 신학대학교들의 성윤리 관련 과목이 거의 개설되어 있지 않다. 성윤리와 관계된 내용이 한 두 챕터 있을 수는 있으나 전문과목은 없다. 설교를 통해 목회자의 헌신과 사명 이런 설교는 많지만 성윤리와 관련되 설교는 거의 없다. 기숙사 생활, 생활관의 체험을 하지만, 신학교마다 성희롱, 성폭력에 대한 규정이 있긴 하다. 그러나 이 과목은 형식적이고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고, 교수들이나 직원들은 더더욱 관심이 없다.

미국의 경우도 신진 신학교들일수록 성윤리에 대한 교육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상당수 신학교들이 전문적인 훈련과 교육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미국 신학교들은 비교적 다양한 성윤리 관련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만족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성 자체에 대한 연구, 성 소수자와 같이 보다 광범위한 차원의 성이슈들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신학대학교는 성윤리 관련 과목을 개설해야 한다. 최소한 선택과목으로, 혹은 졸업을 위한 필수과목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 신학교 책임자들의 인식도 중요하다. 성윤리와 관련해 설교, 강연, 포럼, 컨퍼런스, 견학 등을 통해 인식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교단, 총회, 노회가 협력해서 이런 사역을 진행해야 한다. 성윤리 교육은 영성훈련, 경건훈련과 병행할 필요가 있다. 병행할 뿐 아니라 장기적 차윈에서 전문적이고 깊이있는 교육도 필요하다. 예방이라는 소극적차원의 교육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교인들의 성적 건강에도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적극적 차원에서의 신학교 교육도 필요하다.

김승호 영남신학대 기독교윤리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