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MVP 김은중, 감독상 제주 박경훈… 신인상 경남 윤빛가람

입력 2010-12-20 18:47

프로축구 K리그 사상 처음으로 준우승팀이 최우수선수(MVP)와 감독상을 휩쓸었다.

‘돌아온 샤프’ 김은중(31·제주 유나이티드)은 20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0 쏘나타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MVP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김은중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113표 중 55표를 얻어 10년 만에 K리그 정상에 오른 FC서울의 수비수 아디(48표)를 7표 차로 제쳤다.

1983년 출범한 K리그에서 MVP가 챔피언이 아닌 팀에서 배출된 것은 1999년 당시 부산 대우 소속이었던 안정환(다롄 스더)에 이어 김은중이 두 번째다.

지난해 중국 리그에서 뛰다 올해 제주에 입단한 김은중은 34경기에 나서 17골 11도움의 눈부신 활약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며 팀을 준우승까지 이끌었다. 김은중은 1997년 대전 시티즌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후로 13년 만에 처음으로 K리그 MVP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김은중은 “다시 태어난 것 같다. 모두가 박경훈 감독 덕분”이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감독상도 제주에서 나왔다.

올해 만년 하위권 제주를 맡자마자 K리그 2위로 올려놓은 박경훈(49) 감독은 87표를 얻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4위의 성적을 일군 성남 일화의 신태용 감독(23표)을 압도적 표 차로 따돌리고 올해 최고의 감독으로 뽑혔다.

이로써 포철에서 선수로 뛰던 1988년 MVP로 뽑혔던 박 감독은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1986년 MVP, 2009년 감독상)에 이어 두 번째로 K리그 MVP와 감독상을 모두 받은 지도자가 됐다. FC서울의 시즌 2관왕을 지휘하고도 재계약에 실패한 넬로 빙가다(포르투갈) 감독은 고작 3표에 그쳤다.

감독상이 우승팀이 아닌 준우승팀에서 나온 것은 2005년 인천 유나이티드의 장외룡 감독 이후 처음이다. MVP와 감독상을 준우승팀에서 동시에 배출한 것은 28년 K리그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신인선수상은 ‘조광래호의 황태자’로 불리는 경남FC의 윤빛가람(20)이 차지했다. 윤빛가람은 80표를 얻어 지동원(전남·24표) 홍정호(제주·9표) 등 경쟁자들을 제치고 신인선수상을 차지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