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日오릭스로… 이승엽과 한솥밥
입력 2010-12-20 18:47
17년간 미국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박찬호(37)가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다.
박찬호의 소속사인 ‘팀 61’은 20일 “박찬호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 입단에 합의했고 21일 오후 서울 역삼동 ‘피트니스 박 61’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1년으로 알려진 가운데 구체적인 계약금액과 조건은 기자회견에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박찬호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이적한 이승엽(34)과 한팀에서 뛰게 됐다.
◇왜 일본으로 가나=박찬호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메이저리그 4∼5개 팀에서 연락이 왔다. 하지만 내가 우선 협상 대상자가 아닌 만큼 구체적인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박찬호에 대해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할 경우 젊은 선수들과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2007년 뉴욕 메츠, 2008년 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해 가시밭길을 경험했던 박찬호는 더 이상 마이너리그에서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기엔 부담스러운 나이가 됐다.
박찬호는 그동안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지만 한국에서 뛰기 위해서는 내년 8월 드래프트에 참가해 2012년에야 가능하다. 박찬호가 오릭스와 1년 계약을 한 것은 국내 진출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박찬호의 처가가 일본에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박찬호는 “(재일동포 3세인) 와이프도 원하고, 장인도 일본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오릭스의 계산=왼손 투수 구대성이 2001년부터 4년간 활약했던 오릭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에 이승엽과 박찬호 등 한국의 간판 선수들을 잇달아 영입했다. 박찬호가 시즌 막판 보여준 구위를 고려했을 때 일본에선 A급 용병으로 통할 가능성이 높다. 이승엽과 박찬호를 묶어 한국 방송사를 대상으로 거액의 중계권료를 챙길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광고 수입과 한국 팬 유치 등 부수적인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 최근 국내 모 저축은행을 인수, 한국 금융시장 진출을 노리는 오릭스는 박찬호와 이승엽을 전면에 내세운 광고를 통해 국내 영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