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평화는 잠시뿐 영원한 평화의 대계 세우자
입력 2010-12-20 20:47
북한의 도발에 맞선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 훈련이 우려됐던 군사적 충돌 없이 끝났지만 한반도에 긴장은 가시지 않고 있다. 당장에 군사적 충돌을 막는 게 급선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근본 원인인 분단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한 지속적인 평화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이런 불안한 상황 속 성경이 말하는 평화는 무엇일까.
성경의 평화는 ‘샬롬’으로 집약된다. 이것은 완전, 온전, 부, 평안 등의 뜻으로 더할 나위 없이 안전한 상태를 말한다. 사실 성경의 핵심은 평화다. 주님이 2000년 전 이 땅에 오심으로써 임마누엘(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의 평화가 도래했다(마 1:23). 그리고 주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화평으로 둘로 하나를 만드사 원수 된 것 곧 중간에 막힌 담을 자기 육체로 허시기’ 위해서였다(엡 2:14).
그러나 이런 평화는 일반적인 의미에서 정적인 평화와는 다르다. 족장시대부터 가나안 정복을 거쳐 분열왕국에 이르기까지 성경 속 숱한 전쟁의 역사가 하나님의 의, 평화를 멸시하는 열국에 대한 주님의 개입과 심판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화 경동교회 목사는 “북측의 도발에 대해 응전을 하되 기본적으로 평화적 접촉은 계속 진행해야 한다”면서 “현재의 한반도 상황은 국제적인 문제로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교회는 안보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하나님이 한반도 상황에 개입하셔서 평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간구해야 한다”면서 “이런 노력과 함께 군사적인 힘을 길러서 북한이 감히 도발을 못하도록 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성경은 “인애와 진리가 같이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 맞추었다”(시 85:10)면서 평화가 정의의 열매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성경 속 평화는 정의를 위해 삶의 갈등과 투쟁을 포함하는 적극적·능동적 평화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김한옥 용두동감리교회 목사도 “거시적으로 10년, 100년, 1000년 이후를 내다보는 것이 성경”이라며 “남한을 도발하려는 세력 앞에 내일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 오늘의 고통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불완전하고 조건에 따른 평화 속에서도 예수님이 주시는 평화를 우선적으로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은 “대한민국은 국방을 든든히 해 국가를 보위해야 한다”면서 “기독교인들은 평화란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닫고 예수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나라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성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도 “남북 양측은 특사를 파견해 한반도 평화와 서해 충돌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10·4 선언에서 제기한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를 설치하고 조속히 6자 회담을 열어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님 나라는 성령 안에서 정의 평화 기쁨이 넘친다(롬 14:17). 예수 부활에 따른 평화는 현재적이지만 불의한 세상에 대한 평화는 여전히 미래적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평화에 더욱 매달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