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유엔, 갈등 최고조… “평화유지군 떠나라” 요구에 “대통령 물러나라” 맞서

입력 2010-12-20 18:38

아프리카 서부 국가 코트디부아르의 대선 갈등이 국내 정치를 넘어 국제사회와의 대결 구도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미국 국무부는 19일(이하 현지시간) 영사업무를 제공하는 필수인력을 제외한 전 대사관 직원의 철수를 명령했다. 미국민에게도 현지 여행을 자제하라는 경보를 내렸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영국 정부도 대사관 직원 철수 등 비슷한 조치를 내렸다.

이 같은 조치는 로랑 그바그보 현 대통령과 그의 선거 패배 인정을 요구하는 유엔 및 서방사회와의 갈등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으면서 나왔다. 그바그보 대통령은 지난 18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 1만명에게 자국에서 떠날 것을 요구했다. 정적 알라산 오타라 전 총리를 도와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이에 단호한 거부 의사를 밝히고 오히려 그바그보의 사임을 요구하면서 양측 간 긴장이 최고조인 상황이다. 유엔은 나아가 다음날 “최근 사흘간 정부의 무력진압에 따른 유혈시위 사태로 50여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했다”며 “진상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혀 그바그보를 압박했다.

지난달 28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 결과 와타라 전 총리가 그바그보 현 대통령을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바그보는 결과에 불복하고 대통령 취임을 강행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