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총리 “중의원서 정치자금 문제 설명하라”-오자와 “내각지지율 추락 이유 다른데 있다”
입력 2010-12-20 18:38
일본 민주당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간사장이 20일 오전 중의원(하원) 정치윤리심사회에 출석해 정치자금 문제를 설명하라는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의 요구를 거절했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현재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오자와는 “재판을 받아야 하는 내가 정치윤리심사회에 출석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내각지지율 추락 이유가) 정치자금 문제도 있지만 그 외의 문제도 있지 않느냐”고 맞받아 총리의 국정운영에 문제 제기를 했다.
간 총리는 오자와 전 간사장이 지난 9월 당 대표 선거에서 정치자금 문제와 관련해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던 사실을 지적했다. 하지만 오자와는 “(정치윤리심사회의) 결의가 있어도 따르지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간 총리는 회동 뒤 기자회견에서 “오자와 전 간사장의 정치자금 문제가 국회운영과 선거에 마이너스가 되는 만큼 당에서 결의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결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자민당은 “오자와 전 간사장이 정치윤리심사회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힌 이상 의결하는 건 난센스”라며 유치 의결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다. 야당뿐 아니라 민주당 내에서도 오자와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투표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정치윤리심사회 개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오자와 전 간사장에 대해 ‘해당(害黨) 행위’를 한 것으로 간주하고 탈당 권고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오자와 그룹은 지난여름 참의원 선거 이후 주요 선거에서 연패하고 있는 집행부에 지지율 저하의 책임이 있다고 반발하고 있어 민주당 내분은 계속될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