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방북금지 지속땐 피해 커질텐데…” 개성공단 입주기업 좌불안석
입력 2010-12-20 18:31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연평도 사격훈련이 실시된 20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원사 대표들은 오후 1시 서울 서소문동 협회 사무실에서 긴급회의를 가졌다. 회원사 관계자는 “변수가 생길 때까지 현업에서 최선을 다하며 우선은 지켜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개성공단 사업은 지난 3월 천안함 사건 이후 크게 위축된 데 이어 연평도 포격사건을 겪으면서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고 업주들은 입을 모았다. 만일 정부의 개성공단 방북 금지 조치가 계속될 경우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에도 수일간 방북이 제한되면서 조업 차질을 겪은 바 있다.
한 입주기업은 개성공단 체류 인원 4명을 모두 철수시켰다. 혹시라도 생길지 모를 위험을 감안한 조치다. 이 기업 관계자는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생기는 일이니 여러 가지 제약이 있더라도 기업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어 답답하다”며 “빨리 안정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기업 관계자는 “바이어들의 신뢰가 떨어지고 수주나 입찰에 제한이 생긴 것은 물론 생산라인이 축소됐다”며 “착잡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문제가 더 생기지 않도록 바이어들을 설득하고 재고를 파악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많은 입주기업은 대북사업에 최선을 다해 상황 악화를 막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언급은 꺼리고 있다. 기업 상황이 나빠졌다는 것을 스스로 이야기하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예측할 수 없는 사태를 지켜보며 한숨만 짓고 있는 상황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협회 쪽에서도 입주기업들의 현황과 현지 체류 직원들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며 “워낙 예민한 시점이다 보니 말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최대 대북사업체인 현대아산 관계자는 “직원 철수 문제 등은 통일부의 지침을 따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개성공단에 전기 및 통신 분야와 시설유지 인력 등으로 15∼30명을 상주시키고 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