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서해5도·대북 접경지 주민들도 방공호로
입력 2010-12-20 18:31
우리 군의 연평도 포사격 훈련이 진행된 20일 서해5도와 경기북부 등 대북 접경지역에서는 북한의 추가 도발이 우려되면서 하루 종일 긴장이 사라지지 않았다.
서해 최북단 백령면사무소는 오전 9시쯤 방송을 통해 주민들의 대피를 독려했다.
이에 따라 백령도 주민 5000여명 중 1222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군부대 요청으로 대피소 67곳으로 이동해 오후 늦게까지 대피해 있었다.
대청도 주민 1500여명 중 632명도 대피소 31곳으로 대피를 완료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대피소로 가지 않고 TV를 통해 상황을 지켜보기도 했다.
백령도의 한 숙박업소 주인은 “대피소로 간 주민들도 있지만 가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며 “서해5도에 긴장이 고조되면서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어 살길이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은 “결국 사격훈련이 이뤄졌다”며 “북한의 제2, 제3의 도발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옹진군 상황실 관계자는 “서해5도 전역에 오전 9시를 기해 주민대피령이 내려졌다”며 “예정된 시간에 군부대의 포사격 훈련이 이뤄지지 않자 한때 주민들이 의아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북한 개풍군과 1.8㎞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인천 강화군 양사면 철산리 평화전망대에는 포사격 훈련 소식이 전해지자 민간인 통제구역 입구에서 군부대의 통제로 민간인들의 발길이 끊겼다. 대신 중무장한 군인들의 움직임이 빨라져 긴장감이 고조됐다.
북한과 3㎞가량 떨어진 서부전선 최전방지역인 경기도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 애기봉 전망대 역시 관광객들의 출입이 통제됐다.
높이 155m의 애기봉에는 21일 오후 5시 여의도순복음교회 주관으로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0m의 등탑에 불을 밝히기로 하고 현재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김포시는 북한이 애기봉 트리를 보복 공격 목표로 삼을 경우 전망대에서 100∼200m 떨어진 가금리 2개 마을 50여 가구 주민 160여명을 인근 김포대학과 복지회관 등으로 대피시킬 예정이다.
한편 경기북부 접경지역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연천군의 유일한 민통선마을인 중면 횡산리 주민 33가구 70여명은 10여㎞ 떨어진 곳으로 대피했다.
횡산리 마을주민 대피는 이번이 처음이다. 강원도 접경지역 농민들의 민통선 출입도 19일 오후 9시부터 전면 통제됐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