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해무탓 2번 연기끝 NLL 이남 해상에 소나기 발사

입력 2010-12-20 21:58


20일 실시된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은 당초 예상됐던 2시간보다 짧은 1시간34분 만에 완료됐다. 짙은 해무(海霧)로 인해 이날 하루만 2번이나 훈련 개시 시간이 미뤄지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훈련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당초 사격훈련은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짙은 해무가 걷히지 않으면서 상황이 꼬였다. 우리 군의 사격훈련에 대해 북한이 ‘자위적 타격’을 거듭 경고한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움직임을 면밀히 관측하고, 유사시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선 북측 지역이 한눈에 들어올 수 있을 만큼 기상이 좋아야 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이다.

훈련개시 시간은 오후 1시30분으로 연기됐고, 다시 오후 2시쯤 해무가 옅어지는 조짐이 보이면서 2시30분으로 최종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후 2시가 넘어가면서 군 내부에서는 “오후 3시가 넘으면 오늘 훈련이 힘든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훈련개시) 시간을 결정해 놓은 것은 아니고 다양한 변수를 놓고 가장 적절한 상황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사격훈련 구역은 가로 40㎞, 세로 20㎞의 연평도 서남방 방향으로 지난달 23일 사격훈련 때와 같았다. K-9 자주포와 105㎜ 견인포 등이 동원된 포탄 사격은 오후 3시30분쯤 끝났다. 이후 간헐적으로 벌컨포 사격이 실시됐고 4시4분 최종 종료됐다. 벌컨포는 사거리가 1.8㎞에 불과해 사격 훈련구역까지 미치지 못했지만, 적 항공기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 실시됐다.

군 관계자는 “훈련 사격방향은 서남쪽이며 포탄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10㎞ 이상 남쪽으로 떨어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은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중단된 훈련의 연장선상이었다. 연평부대는 지난달 23일 K-9 고폭탄 등 11종 3657발을 사격하는 훈련을 오전 10시15분에 시작했다가 오후 2시34분 북한군 포격 도발로 중단했다. 이 때문에 군은 예상치 못한 적의 공격으로 중단된 훈련을 이날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훈련에 사용된 포탄 수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2000발이라고 언급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정확한 포탄 수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훈련에서 예정된 포탄이 3657발이라는 점에서 이날 훈련에 사용된 포탄 수는 2000발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