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11·23’ 훈련때 남은 포탄 쏴… NLL 사수 의지 과시

입력 2010-12-20 18:28

우리 군이 20일 국내와 국제사회의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을 강행한 것은, 우리 영해에서 실시되는 정상적인 군사훈련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방해받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연평도 사격훈련은 우리 군이 1974년 이후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훈련이다. 포탄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10㎞ 이상 남쪽으로 떨어지도록 사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74년 연평도에 105㎜ 견인포가 최초 배치됐다”며 “그때부터 연중 사격훈련이 있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지난해 10차례 정도 훈련을 했고, 올해 들어서는 8월 두 차례, 9월 한 차례 사격훈련을 했다. 올 들어 서북 도서 지역의 사격훈련이 예년보다 적었던 것은 지난 3월 26일 천안함 피격 사건과 1월, 8월 북한의 해안포 도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연중 통상적으로 실시된 사격훈련이 북한의 위협으로 중단될 경우 북측의 서해 NLL 무력화 속셈에 말려들 수 있다는 우려도 훈련을 강행한 배경으로 꼽힌다. 예정대로 훈련을 실시함으로써 북한에 우리 측의 서해 NLL 수호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 훈련을 통해 NLL은 남북간 해상경계선이며, NLL 남쪽은 우리 해역으로 손톱만큼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번 훈련에는 사격을 한 연평도 해병부대의 각종 화포뿐만 아니라,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이지스함과 구축함 및 전투기 등이 동원됐다. 한마디로 육·해·공 합동전력이 입체적으로 전개된 셈이다. 북의 도발 시 더 이상 유엔사 교전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하게 응징하겠다는 메시지를 북측에 던졌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군 수뇌부가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등 연이은 무력 도발로 깊은 상처를 입은 우리 장병들의 자존심과 사기를 살리기 위해 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