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대출 ‘미소금융’ 출범 1년 明暗… “재원 부족해 그림의 떡”

입력 2010-12-20 21:33


정부가 주도하는 저소득자와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액대출사업인 미소금융이 지난 15일 출범 1년을 맞았다.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박대’받았던 사람들에게 컨설팅을 통해 자활의 토대를 제공한다는 호평이 나오는 반면에 홍보와 인력 부족으로 정작 필요한 영세상인 등이 제도의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미소금융 사업의 지난 1년간 실적은 기존 복지사업자 대출과 소액보험사업을 제외하면 681억원에 그쳤다. 초기 시행착오를 감안하더라도 연간 계획(2000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정작 자금이 필요한 영세상인들에게 제대로 자금 지원이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미소금융중앙재단 윤재경 운영지원부 과장은 20일 “영세상인의 경우는 미소금융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하루에 많은 인원을 상담할 수 없다 보니 영세상인들에게 광범위한 혜택을 제공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특히 ‘찾아가는 미소금융’ 서비스의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영세상인들을 위해 직접 현장 상담을 하는 것으로 일반 지점보다 3∼10배의 상담자들이 몰린다. 그러나 중앙재단과 SK미소금융에 한 대씩 버스 두 대만 운영되고 있다. 아르바이트를 포함해 지점당 2∼3명에 불과한 상담인력이 출장 서비스까지 나가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대구 서문시장의 경우 고작 300m 내에 지점이 있음에도 이틀간 무려 80명 이상이 찾아가는 서비스를 이용했을 정도다. 윤 과장은 “상인들은 화장실 가는 것도 아까워할 정도로 시간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소금융은 10년간 2조원의 기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연간 2000억원 수준인데 같은 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이라면 불과 3∼4주 만에 다 고갈될 금액이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오죽하면 지난 15일 하나금융 소속 LPGA 골퍼들이 버디를 할 때마다 미소금융에 기부를 하는 행사를 열 정도다.

금융위원회 서민금융팀 관계자는 대출의 사후관리 컨설팅이 가장 큰 숙제라고 밝혔다. 사후관리 컨설팅은 연체가 발생할 경우 상담사가 그 이유를 상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이다.

그는 “아직 초기여서 월 1% 정도의 부실률을 보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연체율은 불가피하게 늘어날 것”이라면서 “운영비를 절감해서 최대한 많은 대출금을 확보해야 하면서도 동시에 상담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운영비를 투입해야 하는 것이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김유나 인턴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