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미-일 “북, 도발적 행동 하지 말아야”
입력 2010-12-20 21:48
중-러 “남북한 냉정 찾고 자제해야”
미국과 일본은 20일 한국군의 연평도 사격 훈련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미 정부는 한국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공동보조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격훈련이 결코 북한을 겨냥한 게 아닌 데다 주권국가로서 한국은 통상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할 당연한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특히 북한이 이번 훈련을 추가 도발의 구실로 삼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에 무게를 뒀다. 다만 이번 사격훈련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초래해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일본 정부도 한반도 긴장의 원인이 북한에 있기 때문에 한국군의 사격훈련은 정당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외무상과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에게 한반도 정보를 철저히 수집하는 등 빈틈없이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도발적인 행동을 하지 않길 강하게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남북한에 냉정과 자제를 촉구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누구도 갈등과 전쟁을 부추길 권리가 없다. 누구도 한반도 남북한 주민들이 피를 흘리게 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견해차가 있더라도 갈등과 전쟁이 아닌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만 진전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이 부부장은 남한이나 북한의 국가명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도 연평도 사격훈련 직후 “이번 사격 훈련은 한반도 상황 안정화에 방해가 되고 있다”며 “한반도의 모든 당사자들은 최대한의 자제를 보이고 추가적 긴장을 야기할 수 있는 행동을 허용하지 말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국제사회의 막판 중재 노력이 실패한 가운데 남북한이 최후 결전에 더 다가섰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비판 여론에 당면해 북한의 위협에 맞설 기개가 있음을 보여주고자 훈련을 강행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연평도에서 이뤄진 한국의 새 훈련은 한국전쟁 이후 민간인 거주지를 목표 삼아 처음으로 이뤄진 지난달 23일 북한의 포격 이래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최고로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중국 국영 CCTV와 러시아 최대 방송 ‘제1채널’도 정규뉴스 시간마다 연평도 상황을 속보로 보도했다.
김영석 장지영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