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고양까지 전국 확산 초비상 … “정부 방역 대책 속수무책”
입력 2010-12-20 21:37
경기도 북부 지역의 구제역 확산세가 심상찮다. 2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또다시 구제역이 발생하는 등 발생지역이 서울 근교까지 접근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고양시 중산동 농장 1곳에서 의심신고된 한우가 구제역으로 판정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14일 경기 양주의 돼지농가 2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래 경기 북부 지역에서만 연천군, 파주시에 이어 고양시까지 모두 4개 지역 5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특히 고양시는 그동안 구제역 발생지역 중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데다 불과 7㎞ 떨어진 곳에 젖소 종축장(번식용 가축장)까지 있어 전국적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구제역 바이러스가 수도권까지 확산될 동안 너무 속수무책이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보통 14일 정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 14일 처음 발생한 경기 북부 지역 구제역은 이번 주를 넘겨봐야 추가 확산 향배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경기 북부 지역 구제역은 확산 속도가 빠르지 않아 방역작업이 어느 정도 실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도권의 인구밀도가 높고 상징성이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바이러스 전파 여부는 축산농장 출입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에 경북 구제역이 더 위험했다”고 말했다. 또 종축장 부분에 대해서도 “이번 고양시 농가는 기존 방역권 내 있어 (종축장 지역은)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종축장 내부 방역에 한층 더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이와 함께 발생농가의 한우를 모두 살처분하고 반경 500m 내 가축에 대해서도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했다.
이날까지 구제역 의심신고는 모두 54건이 들어왔으며 이 가운데 안동·예천·파주·연천 등 8개 지역 37건이 구제역으로 판정됐다. 이와 별도로 봉화 영주 영덕 의성 한우 농가 각 1곳에서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매몰한 한우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전체 구제역 발생건수는 10개 지역 40건에 달했다. 지금까지 살처분·매몰된 가축은 모두 1081개 농가 19만4905마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