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軍 사격훈련 ‘완벽’ 北 대응 못했다… 1시간34분간 연평도 포사격

입력 2010-12-20 22:14


우리 군이 20일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훈련이 중단된 지 27일 만이다. 훈련 실시 시 강력한 타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던 북한군의 즉각적인 추가 도발은 없었다.

해병대 연평부대는 오후 2시30분부터 4시4분까지 1시간34분 동안 K-9 자주포 등을 동원해 연평도 서남쪽 우리측 해상에 가로 40㎞, 세로 20㎞ 크기로 설정된 해상사격훈련구역 내에 2000발 가까운 포탄을 발사했다. 훈련은 한민구 합동참모본부 의장의 지휘에 따라 연평부대장이 실시했으며 연평부대에 편제된 모든 화기가 동원됐다.

합참 관계자는 “훈련은 사전 계획대로 이뤄졌다”며 “우리 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고 북한의 군사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즉각 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연평도에 투입된 주한미군 병력은 북한군의 동향 감시와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훈련 종료 후에도 당분간 잔류한다고 설명했다.

훈련이 실시되면서 공군이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대구기지에서 F-15K 전투기를 출격시켜 서해상에 대기토록 하는 등 전군은 북한군에 대한 경계 강화에 돌입했다.

북한군은 우리 측 훈련 실시 직전 연평도 북방 서해안 부대 내 방사포대를 전진 배치하는 등 경계태세를 강화했지만 추가 도발은 감행하지 않았다. 북한군은 훈련이 끝난 뒤 ‘최고사령부 보도’를 통해 “우리 혁명 무력은 앞에서 얻어맞고 뒤에서 분풀이하는 식의 비열한 군사적 도발에 일일이 대응할 일고의 가치도 느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 합참의장은 훈련 직후 각군 작전사령관 및 합참 관계관 등에게 북한이 언제든지 도발할 수 있으므로 경계태세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침을 하달했다. 한 의장은 “지금의 군사대비태세와 능력을 바탕으로 언제, 어느 곳에서 적이 도발하더라도 이를 응징할 수 있도록 각 작전사령부는 우발계획의 시행태세를 확인하고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오전과 오후 2차례 국방부 청사 지하의 지휘통제본부를 방문, “북한 도발 시 가능한 모든 대비책을 강구토록 하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