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성명 채택 불발
입력 2010-12-20 22:08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9일 오전(현지시간) 한반도 긴장 고조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어떤 합의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안보리는 오전 11시(한국시간 20일 오전 1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무려 8시간30분간의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으나, 중국이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 북한을 규탄하는 표현을 성명에 넣는 것을 반대해 성명 채택에 실패했다.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했던 비탈리 추르킨 유엔주재 러시아 대사는 “아무런 합의도 도출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주요국들(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들) 간 비공식 협의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는 러시아가 제안한 의장성명 초안을 놓고 검토했다. 초안엔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남북 양측에 ‘최대한 자제’를 촉구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남북에 특사를 파견토록 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고 유엔 관계자가 전했다.
논의 과정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위기 원인을 제공한 북한의 연평도 공격을 비난하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력히 입장을 피력했다. 영국은 북한 공격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긴 별도 초안을 회람시켜 대다수 이사국들의 동의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이 강력히 반대했다.
수전 라이스 미국 유엔대사는 “한반도 위기를 둘러싼 안보리 내 이견이 매우 심각해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해 조만간 안보리 차원의 입장 표명이 어려운 상황임을 내비쳤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