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현대건설 인수 무산… 채권단, 현대차와 협상 나설듯
입력 2010-12-20 22:08
현대건설 채권단이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결국 박탈했다. 채권단은 조만간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그룹과의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의 반발을 우려해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더라도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경영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중재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20일 주주협의회에 상정한 현대그룹과의 주식매매계약 체결 안건이 절대다수의 반대로 부결됐으며, 양해각서(MOU) 해지안건은 절대다수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대그룹이 낸 이행보증금 2755억원 반환 등 뒤처리를 운영위원회에 위임했고, 현대차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하는 문제는 추후 주주협의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얻으려면 주주협의회에서 의결권 기준으로 채권단의 75%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채권단은 현대그룹 달래기에도 나설 예정이다. 채권단은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한 뒤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을 원만하게 처리하도록 양측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현대로지엠이 얽힌 순환출자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그룹이 보유한 현대상선 우호지분은 43.4%, 범 현대가 지분은 32.29%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