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선거 난기류… 두 후보 가처분 신청은 기각
입력 2010-12-20 20:48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선거를 하루 앞둔 가운데 서울중앙지방법원이 20일 오후 김동권 길자연 목사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해 두 후보가 대표회장 선거전에 나올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또 다른 막판 변수로 인해 한기총이 이전투구 현상을 보였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가 고소고발건을 놓고 설전의 장이 됐던 것.
이광선 한기총 대표회장은 지난 14일 대표회장 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처치 스테이를 위한 5∼6년간 3000억원 조성 가능론’과 ‘(특정 후보를 위한) 선관위원들의 일방적인 구성설’ 등의 문제를 제기한 길 목사를 한기총 선관위에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이 대표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이 길 목사와 만나 처치 스테이 조성을 위해 어떠한 논의를 한 적도 없었음을 확인했고 선관위 구성도 길 목사에게 불리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는 명백히 허위사실 유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논리에 대해 한기총 실행위원들 사이에서는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게 우세하다. 이 대표회장이 선거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면서 특정 후보를 편들며 이미 중립성을 상실했음을 공표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안건으로 홍재철 목사의 선관위원 접촉에 대한 고발에 따라 길 목사의 후보자격 문제를 들고 나선 것을 들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표회장은 문제의 인물로 지목된 선관위원을 김윤기 목사로 발빠르게 교체했다. 이와 관련, 한기총 안팎에서 길 목사의 후보 자격 박탈을 위한 수순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 같은 상황 변화 속에서 선관위는 이날 오후 2시간여 동안 이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으나 두 후보의 출마는 허락하되 실행위원회에 길 목사 측의 도덕성 문제 등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 실행위원들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 일단 대표회장 선거가 치러지게 됐지만 이래저래 한기총 21년 역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면키 어렵게 됐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