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창 쇠파이프, 망치… 中 어부, 해적보다 더하네
입력 2010-12-20 09:51
중국 어선들의 불법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 불법 조업으로 어장을 황폐화시키는 것은 물론 날카로운 대나무, 쇠망치, 쇠파이프 등으로 무장해 단속하는 해경을 폭행하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19일 전북 군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낮 12시5분쯤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북서방 115㎞ 해상 한국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 요영호(63t급) 선원들이 단속에 나선 해경을 쇠파이프와 몽둥이 등으로 폭행, 박모 경장 등 경찰관 4명이 부상했다.
요영호 선원들은 이날 오후 1시쯤 해경의 추격을 피해 달아나다 경비정을 들이받고 전복돼 침몰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선원 1명이 죽고 1명이 실종됐다.
앞서 지난달 29일 제주시 차귀도 남서쪽 61㎞ 해상에서 1500t급 경비함이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을 검문하려는 과정에서 선원들의 집단 폭력으로 경찰관 8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올 들어서만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단속 과정에서 4건의 폭력 사태가 발생, 경찰관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08년 9월에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서쪽 73㎞ 해상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어선을 검문하던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박모 경위가 중국 선원들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숨졌다.
심지어 중국 어선들은 최근 연평도 사건으로 경계가 소홀해진 틈을 타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인근까지 와서 어민들이 쳐놓은 그물 등 어구를 모두 훔쳐가기도 했다. 인천 옹진군 조사 결과 10월 25일부터 31일까지에만 61가구, 61척의 어선이 5억1600만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불법 조업 중인 중국 어선들은 날카로운 대나무, 쇠망치, 쇠파이프 등 각종 흉기로 무장하는 등 날로 흉포화하고 있다. 이들의 불법 조업과 폭력 사태가 끊이지 않는 것은 중국 정부의 묵인에다 해경에 검거돼 내는 벌금보다 불법 조업으로 얻는 수입이 더 많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중국 어선들의 폭력 행위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2008년 ‘불법 외국어선 단속 대응 매뉴얼’을 발표했다.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검색팀별로 권총, 소총, 유탄발사기 등의 무기를 지참해 상황에 따라 사용토록 명시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준수하거나 실제 적용되지는 않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외교적 문제 등으로 실제 총 사용이 어렵고 가스총 역시 바람 등으로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군산=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