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미·일 vs 중·러 대결구도 심화
입력 2010-12-20 02:33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최근 한반도 긴장 사태와 관련해 19일 오전(한국시간 20일 새벽) 긴급회의를 가졌다. 회의 소집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공식 요구했다.
이번 안보리 회의는 한국군의 연평도 사격 훈련 계획에 대해 북한이 ‘2차 3차의 자위적 타격을 가하겠다’고 맞서는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는 남북한의 연평도를 포함한 국지적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주재 한국 대표부 관계자는 18일(현지시간) “안보리 회원국의 회의 소집 요구가 있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의를 열어야 한다”면서 “어떤 내용을 논의하고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등을 사전에 조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 및 관련국인 일본과 사전 접촉을 갖고 긴밀한 공조를 하고 있고, 북한도 중국과 러시아와 접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우라늄 농축기술 개발 등 핵확산 활동을 비난하면서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남북한이 서로 자제해야 하며, 특히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상황을 악화시키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안보리에 제출한 의장성명 초안에서 외교적 해결 방안의 일환으로 “유엔 사무총장으로 하여금 유엔 특사를 남북 양측에 조속히 파견할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중국과 러시아 외교 당국은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한국군의 사격 훈련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한국의 훈련 취소를 강력 촉구하는 공식 성명을 낸 데 이어 북한에도 군사력 사용 자제를 호소하는 언론 발표문을 냈다.
중국 외교부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한반도 정세는 매우 위급하고 고도로 복잡하고 민감한 상태”라며 한국의 연평도 훈련에 대해 강력 반대의 뜻을 천명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