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훈련 긴장고조] 北 지상공격 계속땐 전투기 출격 미사일로 타격

입력 2010-12-19 22:23


군 당국이 해상사격훈련을 예고한 지 3일째인 19일 김관진 국방장관과 한민구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는 휴일임에도 출근해 연평도 현장 상황을 보고받고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했다. 군은 18일에는 연평도 인근 날씨가 좋았지만, 북한 쪽 기상이 좋지 않아 사격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 북한이 대응사격이나 포격을 할 경우 공격 원점을 파악해야 하는데, 기상이 좋지 않을 경우 대포병레이더 등이 정확한 타격지점을 찾아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군은 북한이 기습적인 도발을 해온 점을 감안할 때 우리 군의 훈련 직후에 도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만반의 준비를 갖춘 우리 군으로부터 상당한 보복 타격을 받는다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이 2차, 3차 자위적 타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한 만큼 의외의 지역에 공세적인 도발을 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군은 일단 북한이 연평도 북쪽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에 해안포 사격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 측 사격훈련과 같은 방식의 해상사격훈련으로 맞대응하며 ‘낮은 수위의 도발’을 통해 불만을 표시한다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지난 8월 9일처럼 북한의 해안포탄이 NLL 남쪽으로 날아들면 우리 군은 K-9 자주포나 다연장로켓(MLRS)으로 NLL 북쪽에 사격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또 북한이 연평도 등 육상을 공격하거나, 우리의 대응사격에도 포사격을 계속하고 사거리 60㎞의 240㎜ 방사포를 동원해 공격할 경우 F-15K와 KF-16 전투기로 북측 도발원점을 미사일로 타격할 가능성이 크다. F-15K에는 사거리 278㎞인 지상공격용 미사일 AGM-84H(SLAM-ER)와 사거리 105㎞의 AGM-142(팝아이) 공대지미사일이 장착돼 있다. 인근에 배치된 구축함에서 함포 사격도 실시될 수 있다. 북한이 전투기를 투입해 서해 5도 공격에 나서면 우리 군은 백령도 등에 배치된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이 서해가 아닌 육상 군사분계선(MDL)에서 기관총이나 포로 도발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군은 MDL에서의 도발은 분쟁지역 확산으로 한반도 긴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어 북한이 고려할 만한 ‘도발 방법’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군은 북한군 공격이 있을 경우 즉각 대응사격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북한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중화기를 반입할 개연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경우 우리 군도 동일 수준의 중화기를 반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