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훈련 긴장고조] 北, 또 ‘핵’ 협박… 그만큼 다급하다는 반증

입력 2010-12-19 22:24

우리 군의 연평도 사격훈련 계획에 북측이 연일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핵전쟁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북한군은 서해안 포병부대 대비태세 지침을 한 단계 올리고 122㎜ 방사포 일부를 전방 지역으로 이동할 태세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가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18일 논평을 통해 “무분별한 전쟁연습이 실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담보는 어디에도 없다”며 “괴뢰패당이 연평도 포격 사건을 일으킨 장소에서 또다시 포사격 훈련을 하겠다고 떠드는 것은 조선반도를 전쟁으로 밀어 넣으려는 군사적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또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지난 조선전쟁(6·25전쟁) 때와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핵 참화가 민족의 머리 위에 덮어씌워지게 된다”고 위협했다.

북한의 핵 위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한·미 합참의장들이 북 포격에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대응키로 의견을 모은 이후인 지난 13일 논평에서 “조선반도에 핵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는 반민족 망동”이라며 협박했다. 지난 6월에도 노동신문은 “천안함 사건은 특대형 모략극이며 조선반도에는 임의의 시각에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초긴장 상태가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극단적인 핵전쟁을 입에 담는 것은 그만큼 다급하다는 반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면전 혹은 핵전쟁이 정권의 종말을 의미한다는 것을 북한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북측은 한반도 상황이 악화된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조선반도에 초래되는 모든 극단 사태와 결과에 대해 미국과 계산할 것”이라며 “전반적 국제사회가 연평도 포사격의 무조건적인 중단을 촉구하고 있지만 유독 미국만은 그를 공개적으로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북측이 지난 17일 보내 온 남북장성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의 통지문에서 사격훈련 강행 시 2차, 3차 타격을 가하겠다고 협박한 데 대해 상당수 북한 전문가들은 방식이나 강도에서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군사적 대응을 해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엄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