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훈련 긴장고조] 피난주민들, 찜질방서 김포 아파트로 이주
입력 2010-12-19 18:38
연평도 피난주민 600여명이 오랜 찜질방 생활을 마치고 경기도 김포시 양곡지구 임대아파트로 이주했다. 지난달 23일 북한군의 포격으로 연평도를 떠나 찜질방에서 생활한 지 27일 만이다.
19일 인천시에 따르면 연평도 피난주민 601명은 버스 8대와 화물차 2대를 이용해 이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의 임대아파트 78가구에 집단 이주했다. 피난주민들은 가구당 8∼12명씩 2개월간 이곳에서 머물게 된다. 당초 1029명이 123가구에 나눠 입주하기로 했던 데 비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연평도 실제 거주민 1361명 중 186명은 섬으로 되돌아갔고, 집단 이주하지 않은 나머지 574명은 인천 등 수도권의 친·인척 집에 당분간 얹혀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난주민들의 임시거처는 마련됐으나 연평도 현지 복구와 생업 피해보상 등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표정에는 찜질방 생활을 마무리한다는 후련함과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이 함께 묻어나왔다.
주민 박두찬(59)씨는 “아파트에 입주하고 나면 여기보다 낫겠다 싶어 떠나는 마음이 홀가분하지만 정부와 시가 보상을 미적거릴까봐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국토해양부는 주택 복구 등을 위한 지적측량을 할 때 피해 주민들에게 수수료를 50% 감면해 주기로 했다. 대상은 피폭된 연평도 건축물 134동과 산림 25㏊ 등이다.
연평도 주민들이 그동안 거주했던 인천의 한 찜질방은 회원들의 대규모 해약사태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1000여명에 달하던 회원 수가 10명 이내로 줄어 지난 15일 직원 50명의 월급 6000만원을 지급하지 못했다. 연평도 주민들이 사용한 수도·전기·가스요금 등은 모두 1억3000여만원에 이른다. 열쇠와 수건 분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의 식사에 들어간 쌀은 4t, 매일 반찬으로 나온 배추김치는 2.4t이었다. 한달 남짓 기간 동안 식사한 연인원은 2만7000여명. 1명당 50㎝ 간격으로 줄을 세우면 길이가 13㎞에 달한다. 숙박인원은 1일 평균 260여명으로 적게는 157명에서 많게는 521명이 숙박했다.
찜질방 관계자는 “연평도 주민들의 임시거처로 사용되면서 1일 1900만원의 영업 손실과 함께 회원탈퇴 및 시설물 훼손이 심각했다”며 “앞으로 수일 동안 영업을 중단하고 보수해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가 지금까지 찜질방 측에 지급한 이용대금은 모두 8900여만원에 불과했다. 시는 모두 6억원의 예산 내에서 대금을 정산한다는 계획이다.
김도훈, 김포=정창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