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한국기업 공사현장 피습… 방글라데시 근로자 1명 사망
입력 2010-12-19 22:33
아프가니스탄에 진출한 한국기업 공사현장이 또다시 현지 무장단체로부터 습격을 받았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18일 오후 8시20분쯤(현지시간) 아프간 북부 발크주에 위치한 국내 기업 도로공사 현장사무소를 무장괴한들이 급습했다.
현지 경찰이 긴급 출동해 양측 간에 총격전이 벌어졌고 괴한들은 1시간40분 만인 밤 10시쯤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방글라데시 근로자 1명이 숨지고 나머지 7명이 실종됐다. 한국인 직원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아프간 경찰의 말을 인용해 이 무장괴한들이 ‘탈레반’이라며 총격 과정에서 탈레반의 지휘자가 사살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교부 관계자는 19일 “탈레반의 조직적인 소행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우리 기업과 관계를 맺고 있는 현지 업체들의 이권다툼에서 벌어졌을 개연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기업은 공사를 전면 중단했으며 한국 근로자 9명 전원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주아프간 대사관은 아프간 중앙정부 및 주정부를 상대로 우리 국민 안전대책을 보다 강화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또 진출업체와 교민들에게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신변안전에 유의해 줄 것을 당부키로 했다. 피습된 공사현장은 지난 13일 한국인 직원 2명 납치미수 사건이 발생한 공사구간과 동일 지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건이 아프간 내에서도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꼽혔던 북부지역에서 발생했고, 한국 지방재건팀(PRT)이 활동하고 있는 파르완 주와도 가깝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아프간에는 PRT 100여명을 포함해 방호부대인 오쉬노 부대, 대사관 직원 및 기업 관계자 등 200여명이 체류하고 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