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中, 센카쿠 분쟁 다시 긴장 고조

입력 2010-12-19 18:08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싸고 일본과 중국 간 긴장의 파고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센카쿠 열도를 관할하는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이시가키(石垣)시 의회는 매년 1월 14일을 ‘센카쿠 열도 개척의 날’로 기념하자는 안건을 17일 통과시켰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즉각 이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중국 외교부의 장위(姜瑜) 대변인은 18일 성명을 통해 “일본은 1895년 1월 14일 댜오위다오를 몰래 점령했다”며 “우리의 영토권을 침해하려는 어떤 기도도 부질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대변인은 또 댜오위다오가 고대시대 이래로 중국의 고유 영토라며 중국은 이 섬들에 대해 부정할 수 없는 주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와 함께 센카쿠 열도 어업지도선을 상시 배치하겠다는 의사도 공개적으로 밝혔다. 중국 농업부 산하 어정국(漁政局) 고위 관계자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중국은 이전부터 어업지도선을 센카쿠 주변에 상주시킨다는 방침을 거듭 주장해 왔지만 중국 고위 관리가 일본 언론에 이 같은 방침을 명백하게 밝힌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올 9월에 완성한 위정(漁政) 310호(2580t) 등 1000t급 이상 대형 지도선을 센카쿠열도 주변에 상주시키며 자국의 어선을 보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신방위계획대강에 동적(動的) 방위력 개념을 도입한 일본은 남단인 규슈(九州)와 오키나와(沖繩) 지역에서 벌일 훈련에 최북단 홋카이도(北海道)에 주둔하는 부대를 참가시킬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내년 여름에 실시될 훈련에는 홋카이도 지토세(千歲)시에 주둔하는 육상자위대 제7사단 병력 약 400명과 89식 장갑차 12대, 90식 전차 등 25대가 처음으로 참가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7사단은 육상자위대 유일의 기동부대다. 일본은 7사단에 이어 북쪽에 주둔하는 다른 부대들도 난세이(南西)제도 등에 전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센카쿠열도 부근 해상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충돌하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 양국 간에는 불편한 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한편 일본과 중국 간의 영토분쟁이 벌어진 이후 일본 내각부가 지난 10월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국민 중 불과 20%만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18.5%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사상 최저치 수준이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