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파일] 겨울철 낙상 사고 부르는 골다공증

입력 2010-12-19 17:41


예기치 않게 넘어져 바닥에 쓰러지는 낙상은 지면이 얼어서 미끄러운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는 사고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젊은 사람들에 비해 더 잘 넘어지며, 낙상에 의한 심각한 골절 부상 위험도 그만큼 더 커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65세 이상 노인 중 약 3분의 1은 낙상을 매년 한 번 이상 경험하고, 이들 가운데 4명 중 1명은 입원 치료를 받는다는 보고가 있다. 노인들이 낙상 사고로 인해 쉽게 골절 부상을 입는 이유는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녀 구분 없이 환갑을 넘기면,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이 되면 누구든지 아무런 증상이 없어도 골다공증이 있는지 검사해서 골절 부상을 예방하는 약을 먹는 게 좋다.

물론 약을 먹을 때도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켜야 한다. 첫째, 칼슘 흡수에 방해가 되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 우리 몸은 ‘뼈’라는 건물을 지을 때 ‘칼슘’이라는 벽돌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시금치, 커피, 술, 담배, 짜고 기름진 음식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는 대표적인 훼방꾼들이다.

둘째, 장에서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가 부족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골다공증이 심한 노인들은 충분한 일광욕과 함께 비타민 D가 들어간 알약 먹기를 권한다.

셋째, 탄산칼슘 성분이 든 약은 가급적 식사 도중 먹는 게 좋다. 약이 장에 흡수될 때 위산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반면 구연산칼슘 성분의 약은 식후에 복용해야 한다. 구연산칼슘 성분이 들어간 약들은 위산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잘 분해된다.

만약 하루에 먹는 칼슘제제 용량이 500㎎을 넘을 경우엔 한 번에 먹기보다 두세 번에 나눠 먹는 게 더 좋다. 또 약이 식도에 오래 머물게 되면 속이 쓰리거나 식도염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약을 삼킨 후 최소 30분은 바로 눕지 않는 게 좋다.

넷째, 약 먹기가 불편하다면 효과가 좋은 주사제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1년에 한 번 또는 3개월에 한 번 맞는 것으로, 뼈가 닳아 없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주사제가 있다. 인슐린처럼 골다공증 환자가 직접 매일 맞는 주사도 있는데 다른 치료제와 달리 뼈가 생기는 것을 도와주기 때문에 뼈가 주저앉거나 부러진 환자, 그래서 통증이 심한 환자들에게 많이 추천된다.

마지막으로 골절 부상을 막기 위해 골다공증 치료를 열심히 하더라도 갑자기 넘어지거나 큰 충격을 받으면 뼈가 부러질 수 있다. 따라서 노인들은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 뼈에 부담을 주거나 미끄러져 넘어지기 쉬운 상황을 피하는 것이 좋다. 길이 얼어붙어 미끄러져 넘어질 위험이 높은 겨울철에는 특히 외출 시 그늘 진 길 걷기를 피해야 한다.

안지현 중앙대 용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