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회오리 뚫고 영화 ‘회복’ 20만명 돌풍… 2010 기독 문화계 결산
입력 2010-12-19 19:30
올해 기독교 문화계는 눈에 띄는 이슈들 없이 ‘현상유지’에 머물렀다. 아쉽게도 새로운 시도나 변화들이 거의 감지되지 않았다. 경기침체로 문화소비가 전반적으로 줄었고, 기독교 문화에 대한 성도들의 성원도 예전 같지 않았다. 그나마 문화사역자들의 악전고투가 있었기에 제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영화계는 뜻밖의 선전을 거듭했다. 2010년 영역별 기독교 문화계를 돌아봤다.
◇CCM=올해도 역시 워십과 컴필레이션 앨범이 강세를 보였다. 마커스, 트리니티, 뉴사운드, 어노인팅, 예수전도단 등이 음반판매 상위에 랭크됐다. 경배와 찬양이 여전히 한국교회 음악의 주류였던 것이다. 그 틈새에 송정미, 강찬, 천관웅, 스콧 브레너 등이 오랜만에 새 음반을 발표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CCM 활성화를 위한 몸부림도 있었다. 한국찬양사역자연합회는 서울 홍익대 거리에 CCM 정기무대를 마련했다. 젊은이의 거리에 기독교 음악을 심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찬양사역자들의 고정무대를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또 기독교 음악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도 저작권을 보호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한국교회저작권협의체’도 주목할 만하다. 나얼 이하늬 등 크리스천 연예인, DJ 렉스, 히스팝, 국악 앙상블 온비앙 등이 CCM 음반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뜻밖의 성과가 이어졌다. 1월 개봉한 기독교 다큐멘터리 영화 ‘회복’이 관객 20만명에 육박했다. 지난해 다큐멘터리 영화 ‘소명’의 10만명 돌파에 이은 큰 진보다. ‘회복’은 모나코국제영화제에서 대상도 받았다. 한국의 기독교 영상물이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속편도 잇따라 개봉됐다. 회복의 속편 ‘용서’가 최근에 나왔고, 소명의 후속 ‘소명2-모겐족의 월드컵’이 개봉됐다. 전편만큼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으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3편도 대기 중이다.
교회가 극영화를 자체 제작한 것도 눈길을 끈다. 서울 동선동 ‘꿈이있는교회’(하정완 목사)가 지난 5월 영화 ‘버스’를 개봉했다. 이 영화는 올 부산국제영화제 단편영화 경쟁부문에 초청받기도 했다.
◇미술=반갑게도 서로 하나 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월 ‘하나의 꿈’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는 아트미션, 한국미술인선교회,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사랑의교회 광림교회 명성교회 등 미술인선교회 회원 90여명이 참여했다. 이처럼 각 미술단체가 행사를 함께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또 성화 위주에서 벗어나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들이 두드러진 것도 특징이다. 올 기독교미술대전 대상은 평면입체작품인 김현영의 ‘회복’이 받았다. 나눔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했다. 크리스천 작가들은 ‘아가페소망교도소’에 작품을 기증했다. 또 오는 30일까지 서울 삼청동 fnart 스페이스에서 ‘사랑합니다’를 주제로 자선전도 열린다.
◇공연=뮤지컬이나 연극 같은 한 작품을 만드는 데 막대한 재정이 필요한 부문 중 하나다. 그래서 일정부분 투자를 받지 못하면 새로운 시도가 어렵다. 올해 공연 쪽에는 새로운 작품들이 거의 없었고, 대표주자도 없었다. 뮤지컬 ‘우연히 행복해지다’ ‘마리아 마리아’ ‘갓스펠’, 연극 ‘빈방 있습니까’ ‘마지막으로 할 말은 없는가’ 등의 작품은 이전부터 해온 작품들이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