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광고쏠림 불보듯… 다 죽자는 거냐”

입력 2010-12-17 18:28

케이블TV를 비롯해 유선방송 사업자들이 일제히 MMS에 반대하는 이유는 광고의 쏠림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강력한 콘텐츠를 보유한 지상파가 여러 채널을 동시에 운영할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유료방송의 수익성이 악화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케이블방송업계는 17일 “지상파 MMS가 도입될 경우 방송광고를 주된 수입원으로 하는 유료방송 채널사업자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방통위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선방송 사업자 입장에서는 위성방송과 모바일, 앞으로 나올 스마트TV까지 점차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지상파마저 뛰어들면 과당경쟁에서 견뎌낼 재간이 없다는 판단이다.

김진경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기획위원은 “방송 플랫폼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무료 다채널 플랫폼까지 생기는 건 다 같이 공멸하자는 것”이라면서 “남는 주파수는 공공자산이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예전부터 지상파가 썼으니 계속 쓰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사 사장들이 모여 난시청 해소와 MMS 사업 등을 함께하는 공동사업 추진 협약식을 가졌다.

통신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신업계는 2012년 지상파방송의 디지털 전환으로 생기는 여유대역(108㎒)을 회수해 늘어나는 모바일 트래픽에 사용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 후 회수되는 주파수를 통신용으로 활용하지 않고 방송용으로 쓰면 통신업계 입장에서는 다른 방법을 이용해 망을 확충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지상파 MMS와 디지털 전환으로 생기는 여유대역 이용정책은 별도의 사안”이라면서 “지상파 MMS는 기존 지상파방송사에 할당된 주파수대역을 어떻게 사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라고 해명했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