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자 재개 ‘北 5대 전제조건’ 제시

입력 2010-12-17 18:17

미국이 북한에 6자회담 재개를 위한 5대 전제조건을 전달했다.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 일행의 중국 방문을 통해서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16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스타인버그 부장관 일행이 방중기간에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장즈쥔 상무부부장, 추이톈카이 외교부 미주담당 부부장,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면담했다고 밝혔다.

크롤리 차관보는 “미국은 추가 도발이 부당하다는 확실하고 일관된 메시지가 북한에 전달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전한 메시지와 관련해 도발행위 중지, 역내 긴장 완화, 남북관계 개선, 2005년 공동성명에 따른 긍정적인 비핵화 조치,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른 국제적 의무 준수 등 5대 전제조건을 공개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다이 국무위원 등에게 5대 조건을 분명히 밝히고, 이를 북한에 전해줄 것을 요청했다. 5대 조건은 지난주 워싱턴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합의된 내용이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은 17일 서울발로 ‘익명의 회담 관계자’를 인용해 5대 조건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요원 복귀, 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 준수, 한국전쟁 휴전협정 준수, 탄도미사일 발사 보류 등이라고 전했다.

미국 측은 스타인버그 일행의 방중 일정이 끝난 직후 주중 대사관을 통해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측은 “양측이 동북아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실현의 중요성, 9·19공동성명 이행 복귀를 향한 다음 단계와 관련해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고만 밝혔다.

스타인버그 부장관은 다이 국무위원으로부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내용을 들었다고 크롤리 차관보가 전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