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 사격훈련 강행시 2, 3차 타격”

입력 2010-12-18 00:43

북한은 17일 우리 군이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을 강행할 경우 ‘예상할 수 없는 타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우리 국방부는 예정대로 사격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오후 12시20분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로 우리 측에 전통문을 보내 “괴뢰 군부 호전광들은 연평도에서 계획하고 있는 해상사격을 즉각 중지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연평도 포사격을 강행할 경우 공화국(북한) 영해를 고수하기 위해 2차, 3차의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은 또 “그 화력의 강도와 포괄 범위는 11월 23일(연평도 포격 당일)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재현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이 이런 협박을 실행에 옮길 경우 연평도뿐 아니라 서해5도나 육군 관할인 육상 군사분계선(MDL)에서 도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인민군 북측 단장 통지문과 관련, “괴뢰 군부 호전광들이 설정한 연평도 포사격 구역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공화국의 신성한 영해”라면서 “남조선의 미제 침략군까지 연평도 포사격 훈련을 ‘정전협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비호, 두둔하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북측으로부터 통지문을 받았으나 우리 군은 북측의 협박과 억지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답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16일 훈련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항행 경고를 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의 계획에 따라 대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17일 한국군의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 계획에 대해 극도의 우려를 표시하며 훈련 계획 취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한반도에서 추가로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계획된 포사격 훈련을 자제하도록 절박하게 호소하며, 최대한의 자제와 인내를 모든 관계당사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외국의 군사훈련 계획에 대해 공개적으로 취소 요청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성규 장지영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