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땐 타격” 북한이 위협했는데…軍 “北의 소극적 무력시위 있을 수 있다” 철저 대비
입력 2010-12-18 00:04
18~21일 중 실시되는 우리 군의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을 빌미로 무력 도발을 협박하면서 북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군 당국의 분석이다. 우리 군은 서해 5도 공격 등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가상 시나리오를 그려 놓고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
◇북한 추가 도발 할까=국방부 관계자는 17일 북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훈련을 통보하자 북한도 긴장하면서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지만 북한이 우리 훈련에 대비해 일부 해안포 진지의 포를 이동하는 등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북측 일부 포의 움직임은 우리 훈련에 대한 통상적 대응으로 보인다”면서 “그것만으로 우리 측을 타격하려는 의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만일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한다면 이미 공격 루트가 노출된 연평도보다는 백령도 등 서해 5도의 또 다른 섬을 노릴 수도 있다. 육상 군사분계선(MDL)에서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측이 군 통지문 형태로 공언한 추가 도발을 하릴없이 접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추가적인 무력 도발을 단행하기에는 북한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우선 우리 군이 만반의 대비를 한 상태이고, 유엔군사령부 회원국 대표들이 훈련을 참관하는 등 국제사회 이목이 집중된 상황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돌출행동에 국제사회에서 난처한 입장에 처한 중국의 눈치도 봐야 한다.
따라서 북한은 한반도 긴장상태를 지속시키기 위한 의도로 소극적인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이 있다. NLL 이북 또는 NLL 인근 해역으로 해안포 등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군 대비태세=우리 군은 혹시 모를 북한의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육·해·공군 합동전력을 비상대기토록 해 도발 시 자위권 차원에서 단호히 응징할 방침이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이 실시되는 동안 가용 전력을 모두 동원해 도발에 대비할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하면 철저히 응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부적인 전력 전개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공중에는 KF-16은 물론 최신예 F-15K 전투기 편대가 초계비행을 하고, 인근 해상에는 이지스 구축함과 초계함이 배치된다.
훈련에 참여하는 주한미군 20여명은 통제, 통신, 의료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및 유엔사 회원국 대표 등 9명도 훈련을 참관할 계획이다. 군은 훈련에 앞서 연평도 주민들의 자진 철수를 유도하되 잔류를 희망하면 방공호로 대피토록 할 계획이다.
이성규 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