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와 감동, 사랑… ‘크리스마스 영화’ 한 편 어때요
입력 2010-12-17 17:46
잔잔히 울려퍼지는 캐럴, 아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선물 다발, 조촐한 파티, 가족과 연인들의 웃음…. 크리스마스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는 최근까지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현실과 늘 어긋나는 기대를 상상에서나마 충족시켜주는 게 영화다. ‘나 홀로 집에’나 ‘러브 액추얼리’의 영광을 노리는 성탄절 영화들이 올해도 관객을 찾아왔다.
우선 눈에 띄는 작품은 니콜라스 패클러 감독의 ‘러블리, 스틸’(23일 개봉)이다. 외롭게 살고 있는 앨버트에게 어느 날부턴가 이웃에 사는 여인 메리가 다가온다. 나이는 들었지만 서로에게 조금씩 끌리는 두 사람. 앨버트의 젊은 상사와 메리의 딸이 그들의 적극적인 지원군이 되고, 두 사람 사이에 장애가 될 만한 일은 없어 보인다.
앨버트와 메리가 순조롭게 사랑을 확인하는 중반부까지는 여느 로맨스 영화와 다르지 않은 패턴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영화 말미에 앨버트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두 사람과 주변인들의 관계도 다소 복잡해진다. 영화의 반전이 다소 불필요한 첨언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전반적으로 가슴 따뜻해지게 만드는 멜로 영화다. 마틴 랜도, 앨런 번스타인이 황혼의 로맨스를 연기했다.
이에 반해 데비 아이싯 감독이 연출한 ‘크리스마스 스타’(23일 개봉)는 온 가족이 함께 보아도 공감할 수 있는 주제의 전형적인 ‘성탄 특선’ 영화다. 크리스마스는 다가오는데 애인도 없고 되는 일도 없는 교사 매든스가 마을의 성탄절 공연을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렸다. 매든스는 엉겁결에 ‘할리우드에서 성탄절 공연을 보러 온다’는 거짓말을 해버리고,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헛소문에 술렁이면서 공연은 뜻밖의 방향으로 전개된다. 할리우드를 꿈꾸며 오디션에 참가하는 아이들의 기상천외한 재주가 관객들을 쉴 새 없이 웃게 만든다. 유머와 감동이 적절한 수준으로 배합돼 부담이 없다. 마틴 프리만이 주연했다.
‘첫사랑 찾기’라는 주제로 히트한 동명 연극을 원작으로 하는 ‘김종욱 찾기’, 차태현이 전면에 나선 코미디 ‘헬로우 고스트’ 등은 성탄절 시즌을 노린 충무로표 영화다. 연말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영화로는 ‘새미의 어드벤처’ ‘극장판 포켓몬스터-환영의 패왕 조로아크’ ‘트론:새로운 시작’ ‘스카이모퍼-외계로봇의 침공’ 등이 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