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평도 훈련 재개로 불굴의 의지 보여라
입력 2010-12-17 17:43
북한의 포격 도발로 중지됐던 연평도 포사격 훈련이 재개된다. 18∼21일 중 하루를 골라 실시되는 포사격 훈련은 북한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한국군 단독 훈련임에도 주한미군 20여명이 참가해 통제 통신 의료지원 임무를 맡는다. 주한미군이 공격받을 경우 미국이 자동 개입하도록 되어 있어 북한에 대한 억지 효과를 노린 조치다. 북한에 추가 도발 명분을 주지 않도록 군사정전위 및 유엔사 회원국 대표도 참관한다.
주목되는 것은 북한의 대응 공격이다. 북한은 연평도 해상 포사격 훈련 계획을 겨냥해 지난 5일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번지겠는가 하는 것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위협을 해 둔 상태다. 이번 훈련은 지난번과 같이 연평도 서남쪽 우리 해역에서 실시되며 북한에도 통지됐다. 따라서 북한이 이번 훈련을 핑계로 지난번처럼 공격을 해 온다면 육·해·공 합동전력으로 몇 배의 응징을 가해야 한다. 그동안 청와대와 군에서 풍성하게 표현된 강력 응징 의지가 말뿐이 아님을 입증해야 한다. 결코 공격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이번 훈련과 관련해 “한국이 자위를 위해 적절한 조처를 취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카트라이트 미 합참 부의장도 “북한이 공격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쇄반응이 전면전으로까지 확대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그렇다고 북한에 밀려서도 안 된다. 훈련에 동원되는 K-9 자주포와 105㎜ 견인곡사포, 벌컨포, 81㎜ 박격포는 북한 해안포에 맞서는 화력으로는 미흡하다. 공군 전투기와 해군 함정 지원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현재 연평도에 있는 주민 120여명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철수하지 않고 훈련 당일에 잔류하는 주민은 전원 방공호로 대피시켜 불상사를 막아야 할 것이다. 북한의 도발 사례를 분석하면 같은 방법으로 두 번 도발하지 않았다. 이번 훈련에 대해 예상을 뛰어넘는 엉뚱한 곳을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훈련을 전후해 군의 비상경계태세를 흐트러뜨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