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동거… 장로교 장로 출신 백현기 변호사 기감 감독회장 대행으로 첫 출근
입력 2010-12-17 19:25
법원으로부터 감리교 감독회장 직무대행에 선임된 백현기 변호사가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장로교 장로의 치리(治理)에 대한 감리교회 내부 반발 기류도 가시화돼 순탄치 않은 행보를 예고했다.
17일 오전 10시30분 백 변호사가 서울 태평로 감리회 본부에 모습을 드러내자 ‘감리교회는 감리교인이’라고 쓴 팻말을 목에 건 이길극(동춘교회) 목사가 이를 막아섰다. 이 목사는 “감리교 역사에서 이런 일이 없었다”고 외쳤다. 실랑이는 본부 직원들의 제지로 1분여 만에 끝났지만, 이 목사는 백 변호사가 퇴근할 때까지 1인 시위를 벌였다.
백 변호사는 본부 각국 총무 대리 등과 감독회의실에서 상견례를 했다. 기자들의 참관은 회의 시작 전 몇 분간만 허용됐다. 극도로 말을 아끼던 백 변호사는 거듭된 취재진의 요구에 “가장 중립적이고 공정한 위치에서 법과 교리와 장정에 입각해 업무를 처리할 것이다. 연회감독, 본부, 양 당사자(강흥복·김국도 목사) 등 여러 의견을 겸허하게 듣겠다”고 말했다. 장로교 장로라는 점이 부각되는 것을 우려한 듯 “장로교, 감리교라는 측면에서 바라보지 말아 달라. 같은 그리스도인의 입장에서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국도 목사는 전국 교회에 발송한 서신에서 백 변호사의 직무대행 선임을 반대하며 “감리교회에서 존경받고 중립적인 전직 감독이 대행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감독협의회는 현직 감독 중 1인을 직무대행으로 다시 선임해 달라는 탄원서를 법원에 내려 했으나 일단 불발됐다.
지호일 기자, 홍두영 인턴기자